北에선 깃발·고동·종소리로 지진 알린다

북한이 조선중앙TV 등 대내매체를 통해 주민들에게 지진이 발생할 경우 안내와 대피요령을 설명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동일본 대지진 참사로 지진 피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차원으로 보인다.


조선중앙TV는 18일 ‘지진 제1편 움직이는 판덩어리’란 제목의 30분짜리 프로그램으로 지진의 발생 원리를 설명한 데 이어 19일에는 ‘지진이 주는 교훈’이라는 제목으로 2편을 방영했다.


이들 프로그램에 따르면 지진 발생 구역과 크기, 시간이 확정되면 지진국에서 지진경보를 내린다.


이에 따라 빨간색과 노란색이 섞인 지진경보 깃발을 띄우며 고동(나팔의 일종)과 종으로 느리게 다섯 번씩 지진이 났음을 알리고 방송으로도 ‘주민여러분 지진경보입니다’라는 안내를 반복한다.


탈북자와 내부 소식통 등에 따르면 북한에선 통신체계가 발달하지 않은 농어촌과 산리지역 은 비상시(홍수, 태풍 등)에 기관차, 자동차, 선박 등에 장착된 고동(주민들 ‘경보기’라고 말한다)을 통해 경보를 울려왔다.


또한 학교, 기관·기업소, 인민반 경비실마다 매달려 있는 종을 통해 소식을 알리기도 한다. 종은 평상시 인민반회의 등을 소집할 때 사용돼 왔다.


반항공(공습경보) 훈련을 할 때 고동은 시작 때 짧게 여러 번 울리고, 해제 시 길게 한 번 울린다. ‘종’은 훈련 시작과 끝에 다급하게 여러 번 친다. 매년 3월 실시되는 핵·화학전에 따른 대비훈련에도 엇비슷하다.


더불어 인민반과 기관기업소 등을 대상으로 비상소집, 대피발령을 내린다. 유선방송인 조선3방송과 조선중앙TV, 행정지휘체계를 총동원한다.


‘정보유통’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는 북한으로선 통신체계가 발달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자연재해에 대한 대처도 최악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 내부 소식통은 “하루하루 먹고 사는데도 힘든데 방송을 보고 앉아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푸념했다. 


프로그램은 “지진경보가 내려졌을 때 불이 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야 하며 변전소를 비롯한 전기를 다루는 곳에서는 스위치를 끄고 가스관과 기름관도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긴급지진경보가 내려졌을 때는 무너지면서 피해를 일으키는 건물 등이 없는 광장이나 공원, 유원지 등으로 피하는 것이 적합하다며 건물 안에 있을 때는 빨리 밖으로 뛰어나가야 한다고 안내했다.


이어 “지진경보는 보통 몇 시간 전에 내리므로 덤비지 말고 침착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프로그램은 대성산관측소와 정일봉관측소 등 전국의 관측소에서 지진을 예측하고 있으며 2009년 만들었다는 내진설계 기준에 따라 대동강호텔 등을 지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자에서 ‘지진피해를 미리 막자면’이라는 제목으로 지진국 강진석 박사가 기고한 글을 통해 동물들이 먹이를 먹지 않거나 우리를 뛰쳐나가고 지하수가 뿌옇게 흐려지는 등의 이상 현상으로 지진을 예측할 수 있다며 주민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또 조선중앙통신은 19일 지진국에서 지진관측을 강화하고 전군중적인 감시체계를 완비하며 주요 지진관측소에 현대적 설비들을 보강하는 한편 판구조에 대한 지진학적 연구도 심화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