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서 대접받는 ‘척화비’

자유시장 경제를 지향하는 남한에서는 자유무역을 반대하는 상징으로 비유되고 있는 ‘척화비(斥和碑)’가 북한에서는 “외래 자본주의 열강의 침략을 반대하는 투쟁의 상징”으로 의미가 부여되면서 융숭한 대접을 받고 있다.

척화비는 조선시대인 1871년 대원군이 서양인을 배척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 세운 비석으로, ‘양이침범(洋夷侵犯) 비전즉화(非戰則和) 주화매국(主和賣國):서양 오랑캐가 침입하는데 싸우지 않으면 화친하자는 것이니 화친을 주장함은 나라를 파는 것’이라고 새겨져 있다.

북한의 온라인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12일 ‘척화비에 비낀 우리 민족의 애국적 기개’라는 제목의 글에서 “조선인민은…외래침략을 반대하는 투쟁행정에서 역사적으로 공고하게 형성된 애국적 전통을 가지고 있다”면서 척화비 설립 경위를 소개한 뒤 “우리 인민의 반(反)침략 의지와 기개가 ‘척화비’의 비문에 깃들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조선인민의 반침략 투쟁의 역사적 경험은 아무리 근대적 기술로 장비한 야수적인 침략세력도 민족의 단결된 힘 앞에서는 완전히 무능력하며 패배를 면치 못한다는 진리를 확증해주었다”면서 “반외세 애국투쟁정신과 민족적 단결력은 자본주의 열강들에 의한 식민지화의 심각한 위기에서 조국을 구원해낼 수 있게 하였다는데서 참으로 커다란 역사적 의의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척화비에 대한 이런 의미 부여는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상(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반대하는 통합민주당 등 야권에 대해 여당인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나라 빗장을 채우고 서울 한복판에 ‘척화비’를 세우는 일”이라고 비유한 것과 대조를 이뤄 눈길을 끈다.

우리민족끼리는 또 “100여 년 전부터 시작된 미 제국주의의 침략적 기도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조선반도(한반도)를 어떤 수단과 방법을 다해서라도 기어이 타고 앉으려는 미제의 흉악한 침략기도로 하여 조선반도에서는 항시적으로 전쟁의 검은 구름이 떠돌고 있다”고 미국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도 했다.

앞서 북한은 2006년 친일파에 의해 파괴된 척화비를 발굴해 개성시 계급교양관에 전시하고 참관 주민들에게 “역사적으로 조선을 침략해 온 열강들의 본성은 오늘도 절대 변할 수 없다는 것을 언제나 잊지 않고 의지를 다시금 굳게 가다듬게”하고 있다고 북한 언론이 소개한 바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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