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도 인권의식 싹트나?…“가택수색에 ‘영장’ 요구”

북한에서 수시로 진행됐던 가택 수색에 순종적인 모습을 보여 왔던 주민들이 최근에는 ‘영장’을 요구하면서 반항하는 등 의식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드라마 시청과 라디오 청취 주민들을 중심으로 ‘무조건적인 수색은 불법’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남조선(한국) 방송을 듣는 주민들이 늘어나면서 본인 것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면서 “숙박검열이라는 명목으로 진행되는 보안서(경찰) 가택수색에 지금까지 순종하던 주민들이 지금은 ‘영장 보여달라’고 대담하게 맞서는 일이 종종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주민들은 ‘여기(북한)도 법이 있기 때문에 가택을 수색할 때는 반드시 수색영장을 주민에게 먼저 보여주는 것이 절차이며, 어겼을 때는 법 기관으로부터 인권을 침해받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면서 “인권이 뭔지 몰랐던 주민들이 라지오(라디오)를 들으며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평성시 보안원이 크게 장사하는 집을 가택 수색 했지만 법에 위반되는 밀수품이 나오지 않자 세대주가 큰소리쳤다”면서 “‘영장도 없이 집을 뒤지는 것은 법에 어긋나며, 인권 침해 행위 아니냐’고 보안원에게 대들어 동네에 소문이 쫙 퍼졌다”고 소개했다. 

북한 인민보안성은 다른 지역 주민들의 무단 숙박과 불법행위 적발 목적으로 숙박 검열을 종종 실시한다. 그러나 시장화의 진전으로 이 같은 행태가 돈벌이 수단으로 변질되기 시작했다. 보안원들이 주로 크게 장사를 하는 돈주(신흥부유층) 살림집을 노리기 시작했고, 가택 수색 과정서 꼬투리를 잡아 금품을 빼앗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던 것이다.

‘법 일군(일꾼)이 비법(非法)적으로 사람을 체포, 구속, 구인하였거나 몸 또는 살림집을 수색하였거나 재산을 압수, 몰수한 경우에는 1년 이하의 로동단련형에 처한다’(북한 형법 제241조(비법체포, 구속, 수색죄))는 법 조항이 있지만, 이를 잘 인지하지 못한 일반 주민들은 보안원들의 횡포에도 ‘고양이 앞에 쥐’처럼 꼼짝 못하고 당할 수밖에 없었다. 

소식통은 “요즘 주민들은 ‘남조선 방송을 들으니 외국에서 가택 수색은 인권침해라고 했다. 우리나라도 수색영장이 있어야 가택을 수색할 수 있다’고 말한다”며 “이번 소문에 주민들은 모여 앉아 ‘검찰이든, 보안원이든 마음대로 집을 수색할 수 없으며 영장을 요구하는 것은 법에 걸리지 않는 것이니 요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보안원에게 수색 영장을 보이라고 큰소리쳤던 주민들이 잡혀가지 않았다”면서 “법 기관에서도 ‘비법적인 행위는 인권침해’라는 해외 방송을 의식하는 것 아니겠냐”라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법보다 ‘김일성 교시’ ‘당의 유일사상체계확립의 10대 원칙’을 북한 통치에 최우선적으로 적용해왔다. ‘최고지도자의 말 한마디’가 ‘법’보다 상위에 있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법치’ 개념을 일부러 강조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다가 2004, 2010, 2011, 2012, 2014년 개정을 진행하면서 ‘법에 의한 통치’를 조금씩 강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다만 2014년 ‘국가전복음모죄’에 ▲남한 등 외국과의 불법 전화통화 ▲DVD 등 남한드라마 시청 및 라디오 청취 ▲탈북방조와 국가기밀 누설 등을 추가하는 등 정보 유입과 유출에는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