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게 미사일은 무엇인가

북한에 있어서 미사일은 자위적 수단이자 대미관계 개선카드이고 외화벌이와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필수적 수단 등 다목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북한은 미사일 생산.시험.배치가 자위적 성격을 띠는 것으로 ’당당한 자주권 권리행사’인 동시에 순수 평화적 성격을 띠고 있어 그 누구에게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이 핵.미사일로 대북 선제공격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처해 군사적 억제력을 강화할 수 밖에 없으며 미국이 군사적 위협과 전쟁책동을 감행하지 않는다면 구태여 비싼 돈을 들여가면서 미사일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북한이 이번에 여러 발의 중.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도 미국의 압박에 대응해 강력한 자위적 억제력을 마련했고 그것을 미국의 태도 여부에 따라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는 그동안의 입장 표명이 결코 ’빈말’이 아님을 과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미국과 대화를 위해 미사일카드를 적극 활용해 왔다.

북한은 99년 9월 독일 베를린 북.미 고위급회담 직후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회담이 진행되는 기간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발사 유예를 처음 선언했다.

그 후 미사일 발사 유예 중단은 어디까지나 임시적인 만큼 미국의 대북 자세에 따라 언제든지 재검토될 수 있다면서 미사일 발사 유예조치의 효력을 강조하거나 반대로 발사 유예 조치 철회라는 강경입장을 언급함으로써 미국을 압박했다.

99년의 발사 유예 입장은 이듬해 10월 북.미 공동코뮈니케를 통해 거듭 확인됐으며, 김정일 위원장은 코뮈니케 발표 직후 방북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 국무장관과 함께 집단체조를 관람하던 중 대포동 미사일 형상이 연출되자 “이번이 첫번째 위성발사이자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2001년 5월 유럽연합(EU) 의장국인 요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간 회담 때 “2003년까지 시험발사를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처음으로 시한을 정해 유예 입장을 표명, 또한번 미국과 관계개선 의지를 밝혔다.

그는 작년 6월 방북한 정동영 당시 통일부장관에게 미국과 수교가 이뤄지고 우방이 된다면 일반적으로 한 개 국가가 가질 수 있는 미사일만 갖고 노동.대포동 미사일 등 중장거리 미사일 모두를 폐기 처분할 용의가 있다고 말해 미사일 문제가 북.미관계 개선의 중요한 카드임을 거듭 표명했다.

결국 이번 미사일 발사도 미국이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 차관보의 방북 초청을 거부하고 자신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는 금융제재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한성렬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 차석 대사와 조선신보가 협상용임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보이지 않자 전격 단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일본에 대해서도 미사일 발사 유예 카드를 적극 이용하고 있다.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방북 때 발표한 북.일 평양선언에 “북한은 미사일 발사 보류를 2003년 이후 더 연장할 의향을 표명한다”는 입장을 담았고 2004년 5월 2차 정상회담에서도 평양선언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일본인 납치문제와 ’가짜 유골’ 문제가 대북제재 움직임으로 이어지자 유예 입장 철회의사를 피력해 왔으며 특히 지난달 납북 김영남씨의 기자회견을 통해 요코다 메구미씨의 사망 및 유골에 관한 입장을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북여론이 악화된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사일은 경제난과 외화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에게 엄청난 이득을 가져다주는 외화벌이 수단이기도 하다.

북한은 미사일이 중요한 외화 수입원임을 숨기지 않고 있으며 미국이 그에 대한 보상을 해주면 수출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정일 위원장은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에게 “외화를 위해 시리아와 이란에 미사일을 판매하고 있다”고 공개한 뒤 “만일 미국이 보상해 준다면 미사일 프로그램은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EU대표단과 회담에서도 “다른 나라에 미사일을 판매하는 것은 무역의 일부”라며 “미사일을 사려는 사람을 찾게 되면 그에게 미사일을 팔 것”이라고 강조, ’현금보상시 수출중단’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북한은 98년 10월 북.미 뉴욕 미사일회담에서 미사일 수출 중단시 3년간 매년 10억 달러 보상을 요구했으며 이후 회담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고수했다.

미사일 개발이 과학기술 발전 차원이라는 주장도 곁들이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은 2000년 6월 방북한 재미 여류기자 문명자씨와 면담에서 98년 발사 물체가 미사일이 아니라 과학위성이라며 “우리가 과학과 기술을 발전시키자고 하니 그런 위성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조선신보도 지난달 대포동 미사일을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면서 “인공지국 위성을 개발, 발사 이용하는 것은 현대과학기술이 지향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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