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2년여간 억류됐다가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 씨가 2일(현지시간) 북한에서 온종일 중노동을 하면서 북한 관리들의 언어폭력에도 시달렸다고 밝혔다.
배 씨는 이날 석방 이후 CNN 방송과 한 첫 인터뷰에서 북한 억류기간의 삶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중국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던 배 씨는 2012년 11월 3일 북한에 들어갔다가 억류된 뒤 이듬해 4월 ‘반공화국 적대범죄행위’를 이유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그 후 북미 협상을 통해 2014년 11월 8일 또 다른 미국인 억류자인 매튜 토드 밀러와 함께 석방돼 미국으로 귀환했다.
배 씨는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돌을 나르고 석탄을 캐는 중노동을 했다”면서 “육체적 고통에 더해 북한 관리들로부터 (정신적 고통을 주는) 온갖 언어폭력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북한의 한 검사는 끊임없이 내게 ‘누구도 당신을 기억하지 못한다. 당신은 사람들로부터, 또 정부로부터 잊혀진 사람이다. 금방 돌아갈 수도 없고, 여기서 15년은 있어야 한다. 60세가 돼서나 집에 돌아갈 수 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배 씨는 이어 “사실 여기 이 (CNN) 스튜디오에서 당신과 얘기하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면서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해 준 많은 사람에게 매일 매일 감사해 하고 있다. 735일간의 북한 억류기간은 충분히 길었고, 지금은 돌아올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인터뷰는 3일 그가 북한에 억류됐을 당시 에피소드를 담은 비망록 ‘잊혀지지 않은(Not forgotten)’ 출간을 앞두고 이뤄졌다. 배씨는 이 책을 통해 석방 1년여 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특사를 만났던 일, 북한 정권에서 겪은 각종 고문과 협박 등에 관해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