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억류 웜비어, 송환 엿새 만에 사망…“北고문·학대 때문”

북한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쳤다는 이유로 체포돼 17개월간 억류됐다 풀려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19일(현지시간) 사망했다. 고향에 돌아온 웜비어는 심각한 뇌 손상 증상으로 오랫동안 혼수상태를 이어오다가 병원에 입원한 지 엿새 만에 공식 사망선고를 받은 셈이다.

미 오하이오 주(州) 신시내티에 거주하는 웜비어의 가족은 성명을 통해 병원에서 치료받던 웜비어가 이날 오후 3시 20분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성명은 “아들 오토 웜비어가 집으로 여행을 완전히 끝냈다고 발표하는 것은 우리의 슬픈 의무”라면서 “우리 아들이 북한의 손아귀에서 받은 끔찍한 고문과 같은 학대는 우리가 오늘 경험한 슬픈 일 외에 어떠한 다른 결과도 낳을 수 없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웜비어가 지난해 3월 재판을 받은 이후 식중독 증세인 ‘보툴리누스 중독증’을 보인 후 수면제를 복용해 코마에 빠졌다고 주장했지만, 의료진은 코마의 원인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정보기술(IT) 기업 총수들과의 정부 전산망 개혁 회의에서 웜비어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듣고 즉석에서 북한은 “잔인한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토의 운명으로 법치 또는 기본적인 인간 품위를 존중하지 않는 정권들의 손에 무고한 사람들이 비극을 겪지 않게 하려는 행정부의 의지를 다지게 한다”면서 “미국은 오토의 희생을 애도하며 다시 한 번 북한 정권의 잔인성을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모에게 한창 시기를 맞은 자식을 잃는 것보다 더 비극적인 것은 없다”면서 “오토의 가족과 친구, 그를 사랑한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애도했다.

이번 사건으로 미국에선 북한 여행 금지 논의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 의회와 행정부에서 미국인의 북한 여행을 금지하는 제한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애덤 시프 민주당(캘리포니아)·조윌슨 공화당(사우스캐롤리아) 하원의원은 관광목적의 북한 여행을 전면 금지하고, 그 이외의 방문객에 대해선 정부의 사전허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북한여행통제법을 지난달 발의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지난 14일 하원 외교위에서 “북한에 일종의 여행비자 조치를 취할지를 검토해왔다”면서 “아직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계속 고려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여행 금지를 위한 행정명령을 내릴 가능성을 내비췄다.

한편, 웜비어의 송환으로 현재 북한에 억류된 미국 시민권자는 한국계인 김동철 목사와 김상덕, 김학송 씨 등 3명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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