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억류 美여기자들 향후 사법절차는

북한이 억류중인 미국 여기자 2명에 대한 조사를 끝내고 이들을 재판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힘으로써 북한의 형사소송 체계상 수사-예심-기소-재판으로 돼 있는 4단계중 3단계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과정만 보면 북한은 수사 과정에선 북한 법에 정해진 절차를 비교적 조기 처리한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 형사소송법상 `범죄자를 적발해 예심에 넘기기까지의 절차’인 수사(남한의 내사에 해당) 기간은 체포한 날부터 10일이며, `피심자를 확정하고 범죄 사건의 전모를 완전하고 정확하게 밝히는 절차’인 예심(수사)은 시작한 지 2개월 안에 끝내도록 돼 있다.

지난달 17일 체포된 미국 여기자들에 대한 수사와 예심이 약 40일만에 끝난 것이다.

예심을 끝내면 사건기록과 증거물을 검사에게 넘기며, 검사는 기록을 검토해 예심이 충분히 진행됐다고 판단하면 기소장을 작성해 기소한다.

기소장에는 피심자(피의자)의 이름, 예심 조사에서 확증된 사실과 증거, 피심자의 형사책임을 확정하고 형벌의 정도를 결정하는 데 고려할 사정, 관련 형법 조항 등을 기재하는 것으로 돼 있다.

현재까지 북측이 밝힌 미국 여기자들의 혐의는 “불법입국”과 “적대행위” 혐의이지만 24일 조선중앙통신은 이들 기자에게 적용된 구체적인 죄목은 밝히지 않았다.

북한의 재판은 `3심제’인 남한과 달리 2심으로 끝난다.

1심 재판은 도(직할시)재판소나 인민재판소, 특별재판소인 군사재판소와 철도재판소가 맡는다. 2심 재판은 중앙재판소와 도(직할시)재판소가 맡는다. “특별한 경우” 중앙재판소가 1심을 맡을 수도 있다.

도(직할시)재판소가 1심을 맡는 것은 반국가 및 반민족 범죄 사건과 사형, 무기노동교화형에 해당하는 사건이다.

이에 따라 미국 여기자들이 도(직할시) 재판소, 군사재판소, 중앙재판소중 어디에 회부되는지도 이들의 형량과 관련, 주목된다.

북한의 1심 재판은 일반인이 판결에 참여하는 `참심원’ 제도를 도입, 판사와 인민참심원 2명으로 구성된 재판소가 한다. “특별한 경우”에는 판사 3명으로만 재판소를 구성하기도 한다.

1심 재판을 위해 구속할 수 있는 기간은 25일이며, 재판소는 사건기록을 접수한 날부터 25일 안으로 재판심리를 끝내고 선고해야 한다.

피심자가 상소(항소)한 경우 2심 재판소도 상소기록을 접수한 후 25일 안으로 재판을 끝내야 하므로 1심과 2심 재판만 보면 50일이 걸린다.

1심에 불복할 경우 상소할 수 있으나 2심 재판에는 불복할 수 없으며 중앙재판소가 1심 선고를 한 경우에는 단심으로 재판이 확정된다.

따라서 미국 여기자들의 재판은 2심까지 가더라도 두달 이내에는 끝날 것이라는 게 북한법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재판에는 변호인이 참여해야 하는데 미국 여기자들은 북한 변호사를 선임할 수도 있다. 사선 변호사를 쓰지 않을 경우 남한의 국선변호인 격인 `공선 변호인’이 변호를 맡는다. 다만 외국인 변호사는 북한에서 활동할 수 없으므로 미국 등 외국 관계자들이 변호를 맡지는 못할 전망이다.

현재 미국 여기자들이 받고 있는 혐의인 “적대행위”의 경우 북한 형법상 `조선민족 적대죄’로 추정되는데, 이 죄는 “5년 이상 10년 이하의 로동교화형”에 처하며, “정상이 무거운 경우”엔 “10년 이상의 로동교화형”에 처하게 돼 있다.

“불법입국” 혐의의 경우 북한 형법상 `비법국경출입죄’가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죄는 “2년 이하의 로동단련형”에 처해지며 “정상이 무거운 경우에는 3년 이하의 로동교화형”에 처해진다.

북한법 전문가인 한명섭 변호사는 “국제적으로 주목하는 사건인 만큼 북한은 정해진 절차를 지켜 수사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일단 재판을 하면서 미국과 협상할지, 선고를 한 뒤 형 집행을 앞두고 협상할지는 알 수 없지만 북한으로선 대미 협상을 위한 시간을 벌어놓은 셈이며 향후 협상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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