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억류됐던 케네스 배 “北관리 조롱 들으며 정신적 고통”

진행 : 안녕하십니까. 이광백입니다. 2015년 유엔은 대한민국 서울에 인권사무소를 설치해 북한의 인권상황을 감시하고 피해자들의 증언을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정부도 2016년 말 탈북민들의 증언을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기록은 통일 후 인권 책임자들을 처벌하는 결정적인 법적 근거가 될 것입니다.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고 어떤 인권문제가 있는지 이야기해 봅니다. 지금도 북한에서 인권침해를 지속하고 있는 가해자들이 인권침해 행위를 중단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외국인으로서, 북한 당국에 의해 강제 억류를 당했던 케네스 배씨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이 자리에 케네스 배씨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 이름이 ‘케네스 배’에요. 미국인이신가요, 한국인이신가요?

대한민국 서울에서 태어났고, 한국 이름은 배준호입니다. 1985년 17살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어요. 영문 이름이 케네스 배이죠. 저희 어머니와 여동생은 미국에 있고 저와 직계가족이 한국에 살고 있죠.

– 한국계 미국인이시군요. 국적은 미국이고요. 북한 당국으로부터 강제 억류를 당한 적이 있으시다고요, 그게 언제인가요?

2012년 11월 3일에 북한 라진선봉에 방문했을 때 억류돼 2년하고 5일 동안 억류 수감생활을 하고 2014년 11월 8일에 석방됐습니다.

– 북한 당국이 억류한 이유는 뭐였나요?

당시 여행사 운영를 운영했어요. 서방 여행객들에게 북한 관광을 시켜주던 일이죠. 제가 하는 일을 두고 북한 당국은 북한을 전복시키려 했다는 죄목으로 심문, 기소, 결국 유죄 판결받아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게 됐죠. 당시 관광객들을 데려와서 기도하고 예배시켰다는게 당국이 문제삼은 부분이었습니다.

– 서양 관광객이 북한에서 일종의 체험 여행을 하는데, 그 와중에 예배하고 기도했다는게 문제된 것이군요?

외국인들이 타국에서 자의적으로 예배, 기도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문제될 행동이 아니고 북한 당국도 그 전까진 전혀 문제삼지 않았던 바였습니다. 그런데 당국이 돌연 기도의 내용을 두고 북한 정권을 망하게 하라는 기도를 하지 않았겠냐 하며 국가전복음모죄라는 죄명을 받게 된거죠.

– 국가전복음모죄라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하셨습니다. 관광객들 기도에 그런 내용이 있었던건가요?

 제가 직접 기도 시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본인들(관광객들)이 어떤 기도를 구체적으로 했는지는 알 수 없죠. 다만 그 기도는 그곳(북한땅)에 더 자유가 있고 사람답게 사는 곳이길, 가난이 아닌 풍요롭기를 바라는 기도였을 것입니다.

그럼 케네스 배씨가 직접한 기도도 아니고, 함께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 기도를 문제 삼아 강제 억류까지 한 것이군요.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조금 더 자유롭고 풍요롭게 살길 바라는 기도를 국가전복음모죄로 삼고, 더구나 본인이 한 기도도 아닌데 여행사를 담당했던 케네스 배씨를 강제로 억류했다는 사실이 납득이 되지는 않습니다.

– 어떤 처벌을 받으셨나요?

15년의 로동교화형을 받았습니다.

– 15년 강제노동교화형을 선고받으신 거군요. 중요한 것은 실제 북한 주민들에게 어떤 영향은 준 것이 아님에도 그런 처벌을 받으신 건데요. 노동교화형을 받게 되면 하루 생활을 어떻게 보내게 되나요?

 제가 간 곳은 외국인 특별 교화소, 일반 북한 주민들이 가는 교화소와는 다를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일과는 비슷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침 6시 기상,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하루 10시간 육체 노동을 주 6일 동안 하도록 돼있죠. 농사일, 하수구 공사, 돌 나르는 일, 석탄재를 부수는 일 등 중노동에 가까운 작업을 매일같이 해야했고, 일요일 하루 방에서 쉴 수 있었습니다.

– 하루 10시간이 넘는 노동이 당시 케네스 배씨에게 상당히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북한 당국이 조사를 하거나 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협박, 회유 등은 없었나요?

처음 한 달 동안 라진 보위부에서 조사 받을 때 조사 과정에서 협박성 이야기를 했었죠. 신체적으로 가해진 직접적 폭력은 없었지만, 처음 며칠 동안 잠을 2~3시간 재우거나 하루종일 꼼짝못하게 하고 세워두거나 꿇어 앉히는 처벌이 있었죠. 식사량은 기본의 1/3 정도만 지급하는 등 배고픔, 극도의 피로감이 조사과정에서 있었죠. 그들의 일종의 심문 기술이었겠죠. 협박이라면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전범으로 취급해 직결처분 할 수도 있다는 등 간접적으로 위협을 했죠. 그러니 그들이 원하는 조사에 협조하라는 거죠. 정신적 스트레스, 책벌을 통한 육체적 고통을 가한 것은 사실입니다.

– 15년 노동교화형을 받고나서 어떤 느낌이셨나요?

당시 제가 형법 60조 위반으로 ‘사형 내지 무기징역’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막상 ’15년 노동교화형’을 받게 되자 안도감이 먼저 들었습니다. 15년 노동교화형은 무기징역 다음으로 높은 형벌인데, 미국인으로서 교화소에 간 첫 사례가 됐습니다. 처음에 저는 미국 당국과 교섭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결국 노동교화소로 가게 된 것이죠. 당시 조사하던 북한 관리들이 제게 귀뜸해 주기로 ‘몇 년 형을 받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미국 정부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이야기했어요. 결국 저에 대한 억류 문제를 미국과의 협상 카드로 사용할 것임을 제게 알려습니다. 그래서 저는 곧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시간이 2년이 넘게 된 것이죠.

– 북한 당국과 치열한 대결을 하고 있던 것이었을 텐데요, 그에 따른 정신적 압박, 스트레스가 상당하셨을것 같은데 어떠셨어요?

가장 어려웠던 것은 언제 풀려날지 모른다는 막막함, 항상 혼자 있어야 했기에 극심한 외로움, 가족들과 언제 만나볼 수 있을까 하는 불확실에 정신적 스트레스가 상당했습니다. 당시 집에서 보내온 편지, 사진을 매일 보며 하루하루 버텼죠. 그때 담당 검사였던 북한 관리가 나중 1년 동안은 매주 토요일에 찾아왔어요. ‘당신은 집에 못가고 아무도 당신을 기억하지 않고 미국 정부도 당신을 버렸다’는 등 정신적 압박을 주곤 했습니다. 조롱과 비아냥도 이어져, 그가 한번씩 왔다 가면 심적으로 매우 힘들곤 했습니다. 만 2년이 지나고 불과 다음주에 미국에서 특사가 오기로 되어있던 때조차 그들의 협박은 이어졌습니다.

– 얼마전에 미국인 웜비어씨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외국인으로 북한에 억류돼 사고를 당한 것인데요. 조심스럽습니다만 웜비어씨가 그런 상태에까지 이르게 된 이유가 뭘까요?

추측 나름이지만, 웜비어는 21살(1994년생)의 미국인 대학생이었어요. 선교 목적이 아닌 북한에 대한 단순 호기심으로 북한에 방문해 억류당하고, 저와 마찬가지로 국가전복음모죄로 15년형을 받고 교화소로 보내졌는데요. 제가 생각하기에 공항장애나 외상 스트레스 등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린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말도 통하지 않는데 국가전복음모죄라는 죄명을 쓰고 교화소에까지 보내졌을 때 그 마음이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호흡곤란 등을 겪은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국 내 전문의에게 문의를 해 본적이 있는데 구타로 인한 뇌 손상이나 심장이 멎었을 때 그 시간이 길어져 올 수 있는 뇌 손상, 두가지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어떤 이유 때문이든 웜비어에게 심장마비가 왔고, 이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호흡곤란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북한 당국은 이런식으로 오랜 기간동안 지속적으로 외국인을 억류해오고 있는데요, 왜 그런걸까요?

지난 10년 동안 반복돼 온 일이죠. 특별히 미국인 신분을 대상으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은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인질외교’라 할 수 있습니다. 특별한 사변이 있을 때 외국인 억류 사건이 일어났음을 볼 수 있죠. 제가 있을 당시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하던 때이고, 웜비어의 경우 4차 핵실험 직후에 일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웜비어의 행위(선전물을 벽에서 떼어낸 행동)가 건수가 됐을 뿐 결과적으로는 4차 핵실험 후 미국과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었지 않나 합니다. 왜냐하면 미국은 자국민 보호에 있어 가장 우선 순위를 두고 있습니다. 미국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자국민을 구출할 것임을 북한 당국이 잘 알고 이를 이용해 온 것이라 할 수 있죠.

지금까지 북한 당국에 의해 강제 억류를 당했던 외국인 케네스 배씨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오늘 증언 감사합니다.

진행 :  북한 당국에 의한 외국인 억류에 있어 어떤 법적 문제가 있는지 전문가 의견을 들어보는 시간 준비했습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조정현 교수 전화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케네스배씨의 사례에서 어떤 법적 문제를 이야기해 볼 수 있을까요?

조정현 교수 : 케네스 배씨 사례는 일단 정식재판 절차를 밟아 로동교화형이라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점에서 일견 북한의 사법제도가 잘 작동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행객들이 기도하는 것과 같은 사소한 일에 대해 체제전복죄라는 큰 죄를 덮어씌우고 과도하게 형벌을 부과하는 것은 통상적인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절대로 상상할 수 없는 과도한 정치적 의미 부여에 의한 일종의 정치범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는 국제적으로 절대 용인되기 어려운 사안입니다.

더군다나 북한도 당사국인 각종 국제인권조약은 물론 북한의 사회주의헌법에도 종교 및 신앙의 자유는 명시되어 있습니다.

아울러 케네스 배씨가 심문 중에 심각한 회유와 협박을 받았다는 사실은 국제적으로 금지된 고문 또는 기타 비인도적 처우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줍니다. 이 또한 국제인권 의무의 명백한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케네스 배씨의 사례는 자의적 구금에 해당할 수 있으며, 이러한 구금이 북한 당국의 체계적인 정책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라면 국제법상 인도에 반한 죄(즉, 반인도범죄)에 해당되어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재판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진행 : 자의적 구금이라는 것은 법에 의하지 않고 북한 당국이 비법적으로 구금하는 건가요?

조정현 교수 : 기본적으로 신체의 자유란 상당히 중요한 인권의 하나인데, 구금을 하려면 정당한 법적 근거가 있어야합니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북한 당국에 의한 국내적 구금 행위는 국제 기준에 많이 모자란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불법적·자의적 구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네, 한국외국어대학교 조정현 교수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북한 당국에 의한 인권침해로 북한 주민들의 고통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와 대한민국은 인권침해를 기록해  향후 가해자 처벌을 위한 근거자료로 활용하려고 합니다. 북한 당국과 책임자들은 인권 침해 행위를 지금이라도 중지해야 할 것입니다. <라지오 북한인권기록보존소, 눈물의 기록, 정의의 기록>, 지금까지 이광백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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