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어린이 살리자” 이광문 본부장

“2002년 처음 평양을 방문했을 때 봤던 어린이들은 몹시 야위었습니다. 그런 아이들을 위해 저희가 할 수 있었던 것이 분유나 두유 등 영양식이나 보건.위생 관련 용품 지원이었습니다.”

한 달에 1회 꼴로 평양이나 개성, 금강산을 방문하고 있는 어린이재단(옛 한국복지재단)의 이광문 해외사업본부장은 처음 방북했을 때의 기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국내의 아동복지 전문기구인 이 재단의 대북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 본부장은 17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최빈국에서는 영양과 보건, 위생이 취약한데, 북한도 예외는 아니었다”며 “이 문제는 성인보다 어린이들에게 치명적일 수 밖에 없어 아동 중심의 대북 지원사업을 펼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2001년 ‘사랑의 내복 보내기’를 시작으로 대북사업을 시작한 후 국내의 몇몇 NGO(비정부기구)와 함께 북한 내 14개 육아원과 평양시 제2인민병원 내 소아병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 육아원에는 4천700여명의 어린이들이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2005년부터는 평양시내 어린이 1만명에게 매일 빵 1개씩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 제빵업체의 도움을 받아 2003∼2005년 평양시내의 만경대 제2식료공장 내에 총면적 105㎡의 통일빵공장을 세웠다.

전염성이 높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 남측에 발병했던 2003년에는 북측의 초청장 발급 거부로 공장 건설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며 안절부절했던 경험도 있다.

현재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빵은 평양 육아원.애육원과 축전유치원, 강반석탁아소 등 평양시내 10개 아동.청소년 시설에 공급되고 있다. 빵 제조에 필요한 원료는 이 단체가 분기별로 지원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단순히 기계만 설치한 것이 아니라 제빵 배합비율과 생산기술도 북측에 이전됐고, 제빵 원료로 남측 것이 전달되기 때문에 남측의 단팥빵과 맛의 차이를 느낄 수 없을 정도”라며 “앞으로 평양 외곽의 아동들에게도 빵이 전달될 수 있도록 생산규모를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일빵 1개의 가격은 우리 돈으로 치면 100원 정도이며, 크기는 우리가 시중에서 살 수 있는 빵의 2배 정도”라면서 북측 어린이들의 건강 개선을 위한 남측 시민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북측 어린이들의 건강이 개선되는 것을 보면 “그 동안 겪었던 어려움이 눈 녹듯 사라지는 듯 하다”는 그는 “여전히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고 강조했다.

어린이재단이 검토 중인 사업은 빵공장과 같이 단순한 구호활동 중심의 지원이 아니라 자립을 중심으로 한 개발지원.

이 본부장은 “외부의 지원에 의존하게 하는 단순지원 방식이 아니라 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주는 구호사업이 활성화돼야 한다”면서 “연간 2억원 가량 되는 빵공장의 원료를 북측 스스로 확보할 수 있는 자립기반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남북관계가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최근 상황에 대해 그는 “새 정부 들어서면서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등 여러 면에서 어려운 시기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며 “NGO의 순수한 인도적 지원사업이 남북관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돌파구를 제공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그는 또 “인도적 지원사업을 정치.경제적 사안과 연결짓지 않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은 계속해서 지켜져야 하며 남북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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