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아파트 붕괴 黨간부 공개사과, ‘김정은에 불똥’ 차단?

북한이 18일 평양시 살림집(주택) 붕괴 사고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이례적으로 사고 소식을 전한 데 이어 당(黨) 간부들이 피해 가족과 주민들 앞에서 허리를 90도 숙여 사과해 그 배경이 주목된다.


최부일 인민보안부장(남한의 경찰청장 격)은 17일 아파트 붕괴 현장을 찾아 피해 가족과 평양 시민 앞에서 “이 죄는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 없으며 용서받을 수 없다”며 고개를 숙였고, 붕괴된 아파트 건설을 담당한 인민내무군 장령(장성) 선우형철도 “평양 시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004년 발생, 145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용천역 폭발사고를 제외하면 대형 인명 사고에 대해 구체적인 피해 상황은 밝히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해 마식령 스키장 건설 도중 수해로 산사태가 발생했을 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 인명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이를 알리지는 않았었다. 북한은 ‘마식령 스키장’을 김정은의 최대 업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특히 이번 평양 평천지역 살림집 붕괴 사고는 김정일이 지시하고 김정은이 주도해왔다고 선전한 ‘평양시 10만호 건설’ 사업에 포함된 지역으로 ‘김정은 체제 치부(恥部)’를 직접 거론한 것으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매우 파격적인 행보이다.


북한 당국의 이 같은 대응은 사고 발생 지역인 평양 안산1동에 군관 가족들과 신흥 부유층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김정은 권력 지지층의 민심 이반을 차단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또한 당 간부와 건설 책임자들이 먼저 나서서 고개를 숙이며 사과한 것은 ‘최고 지도자’ 김정은에게 불만이 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의도로도 읽힌다. 


더불어 북한이 우리의 ‘세월호’ 침몰 사건에 대해 박근혜 정부를 지속적으로 비난해왔던 만큼 국가적 재난에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이 직접 사고 수습을 챙기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인민애(愛)’를 선전하기 위한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북한이 사고 발생 후 신속하게 ‘비상대책위원회’을 발족했고, 김정은이 ‘만사를 제쳐놓고 구조할 것’이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19일 데일리NK에 “현재 평양에서 핸드폰도 널리 퍼져 있어 소문이 급속도로 퍼지기 때문에 이번 붕괴 사고로 체제에 안 좋은 ‘유언비어’가 퍼지는 것보다는 솔직히 공개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위원은 “참사에 대해 사과와 책임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인민애(愛)를 과시하려는 김정은 식(式) 프로파간다(선전)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 “책임자를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자신(김정은)에게로 돌아올 화살을 사전에 막겠다는 의도를 보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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