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신문, 김정일 삼복철 시찰 ‘피로’ 부각

“누가 이런 초인간적인 강행군에 나설 수 있겠는가. 인민이여, 장군님의 삼복철 강행군을 잊지 말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건강이상설 속에 2일로 49일째 공개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이날 ‘인민이여 천만년 잊지 말자!’라는 제목의 장문의 정론을 통해 김 위원장의 7-8월 현지지도 등 공개활동을 “하늘이 놀라고 삼복이 머리숙인”, “초인간적” 행보, “헌신의 영웅신화” 등으로 치장하며 집중 부각시켜 눈길을 끈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올해 정초 “눈보라 강행군”으로 현지지도의 첫 걸음을 뗀 후 “한 여름의 무더위를 헤치며 삼복철 강행군”을 단행했다면서 “7월과 8월의 60여일간” 시찰한 단위는 30여개이고, 초복부터 말복까지 20여일간 시찰 거리는 1만여리가 된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특히 작년 삼복철 현지지도에 대한 기사에선 김 위원장의 ‘헌신’에 초점을 맞췄던 것과 달리 이번 삼복철 현지지도에 대해선 김 위원장의 육체적 피로와 과중한 업무를 부각시킴으로써,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이 이 때문이라는 점을 은연중 알리려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김 위원장의 두문불출이 50일 가까이 됨으로써 북한 당국으로서도 주민들에게 이유를 설명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신문은 “세계가 피서지와 휴양지를 찾아 붐비고 있을 때” 김 위원장은 “낮에는 무더위와 싸우는 폭열 강행군”을, “밤에는 밤대로 집무를 보는 심야 강행군”을, “이른 새벽에는 또 그대로 새벽 강행군”을 하면서 “보통 강행군이 아니라 고강도의 초강행군”을 했고 “단순한 계속이 아니라 지난해보다 더 많은 단위를 찾으시었고 더 험한 길을 더 많이 걸으시었다”고 역설했다.

또 김 위원장의 “야전복(시찰 때 즐겨 입는 점퍼)의 땀에 젖은 목깃”을 언급하며 “그늘속에서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땀이 비오듯 내리고 숨막힐 듯 한 중압으로 하여 날새들마저 숲속에 기어들고 지어(심지어) 바다물 온도가 28도까지 올라가는 속에서 하루이틀도 아니고 20여일간 매일같이 강행군을 하시자니 정녕 장군님께서 얼마나 힘드셨으랴”라고 김 위원장이 육체적 한계 상황이었음을 은연중 강조했다.

더욱 눈길을 끄는 점은 노동신문 8월7일자에 보도된 김 위원장의 군부대 시찰 현장 상황을 상세히 묘사한 대목이다.

8월7일은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이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에 마지막 보도된 8월14일로부터 불과 1주일전이라는 점이나 그 당시 상황 묘사 모두 눈길을 끈다.

신문은 “삼복 중에서 제일 무더운 날이었고 하루중에서도 온도가 최고로 오르는 한낮의 정오”에 김 위원장이 “물보라 날리는 시원하게 쏟아져 내리는 덕수터(군부대가 자체 발전소 물을 이용해 만든 인공 폭포)”에서 더위를 식히지 못한 채 “그(덕수터) 위에 땀에 젖은 야전복을 입으시고 뜨겁게 내려쪼이는 뙤약볕을 맞으시며 서계셨다”고 묘사했다.

특히 그날의 더위와 시찰 행보가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김 위원장도 그로부터 “여러날이 지난 어느 전선의 야전숙영소”에서 “난 지금도 그 덕수터가 자꾸 눈앞에 어려옵니다. 온몸에 땀이 철철 흐르는데 발밑에서는 시원한 물보라를 일으키는 덕수터를 보자니 당장 몸을 식히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였습니다. 난 평생 그 덕수터를 잊을 것 같지 않습니다”라고 토로했다는 것.

신문은 “얼마나 무더위가 참기 힘든 것이었으면, 얼마나 시원한 휴식이 못견디게 그리웠으면 이런 심중을 터놓으시었으랴”라며 김 위원장의 `육체적 고통’을 표현했다.

신문은 또 김 위원장이 수많은 현지지도의 길에서 한번도 의자에 앉아 지도를 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며 “너무 피로하여 졸음이 밀려올까봐 자신을 이기고 가다듬으시며 늘 서 계시고 바삐 걸으시는 것이 아닌지…”라고 해석했다.

이어 신문은 “장군님께서는 온종일 수백리 강행군을 하신 후에는 전사들에게 휴식을 주시고 자신께서는 또 새로운 집무를 보시군 합니다. 언제 주무시고 언제 깨어나시는지 도대체 그 많은 일감을 어떻게 다 감당하시는지 아무리 상상해봐도 풀 수 없는 수수께끼입니다”라는 한 수행 간부의 말을 소개하면서 “밤낮없이 일하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노동신문의 이같은 주장들은 정론을 읽는 북한 주민들에게 김 위원장이 현지지도 등 과중한 업무로 인해 육체적으로 상당히 힘들고 지쳐 있어 휴식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9.9절 행사 불참 이후 그의 건강이상설이 북한 내부에서도 평양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을 의식한 해명성 보도가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다.

신문은 말미에 “원수들은 조선이 강해지는 것을 바라지 않으며 또한 조선이 번영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우리는 그 누구의 도움이 아니라 우리의 지혜와 노력으로 온갖 부닥치는 난관을 이겨내고 더 높이 더 빨리 더 과감하게 내달려야 한다”면서 김 위원장의 “강행군 발걸음에 보폭을 맞춰” 강행군을 하자고 주민들에게 호소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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