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신문, 김정일-정주영 ‘깜짝면담’ 詩로 소개

방북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북한 체류 일정을 수차례 연장해가며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을 끈질기게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북한 주간지 통일신보가 10여년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평양 숙소를 심야에 전격 방문해 이뤄진 면담을 소재로 장문의 시를 게재해 눈길을 끈다.

15일 북한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 따르면 통일신보는 14일자에서 지난 1998년 10월말 소떼를 몰고 2차 방북했던 정주영 명예회장의 숙소를 김정일 위원장이 찾아 면담하게 된 과정을 시인의 회상 형식으로 다룬 ‘끝나지 않은 이야기’라는 제목의 시를 실었다.

시는 당시 “방방곡곡 현지지도의 길”을 이어가던 김 위원장이 지방의 한 공장을 눈앞에 두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평양방문을 마치고 이튿날 떠날 것이라는 보고문을 받아들자 차를 세우게 한 채 자신을 기다리는 노동자들을 만날 것이냐 정주영 명예회장을 만날 것이냐 망설이다 차를 평양으로 돌리게 했다는 식으로 묘사했다.

시는 “안타까움에 젖은 일꾼(간부)들”이 “장군님, 공장 종업원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라고 하자 김 위원장이 “지금 평양에선 남녘동포가 나를 기다리고 있소”라며 “되돌아 천리 평양길에” 올랐다면서 “숭고한 민족애”를 찬양했다.

김 위원장은 깊은 밤 정 회장이 묵고 있던 숙소에 도착, 정 회장을 만나 “금강산 관광 사업도 민족을 위해 아주 좋은 일”이라면서 “금강산 관광 사업은 선생에게 맡기니 한번 잘해보십시오”라고 말했다고 시는 전했다.

이에 앞서 그해 6월 정주영 명예회장이 방북했을 때 “이 땅에는…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고 있는 때여서 판문점 분계선을 통해 소떼를 몰고 방북하겠다는 정주영 회장의 요청을 놓고 “일꾼들의 의견은 분분”했었는데 김 위원장이 “민족대다결의 원칙”을 내세워 “그의 소원을” 풀어줬다고 시는 묘사했다.

당시 정주영 명예회장은 1차로 소떼 500마리와 함께 방북했었고, 10월 2차로 소떼 501마리을 싣고 방북했다.

김 위원장이 1998년 10월30일 밤 정 회장 숙소인 백화원초대소를 찾아 만난 것은 일반적인 예상을 깨는 김 위원장 특유의 ‘깜짝 면담’ 사례로 꼽힌다.

당시 북한 방송은 김 위원장이 지방 현지지도 중이어서 면담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고령의 정 회장이 찾아가서라도 만나겠다면서 면담을 요청해 이 같은 보고를 받은 김 위원장이 밤늦게 정 회장의 숙소를 직접 방문했다고 소개했었다.

그러나 이번엔 현정은 회장이 귀환을 수차례 연기해가며 기다리고 있으나 김 위원장은 14일 현재까지 500리길 원산에서 평양으로 돌아오지 않았으며, 현 회장과 김 위원장간 면담은 15일 오후까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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