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신년사, 제재속 최우선 국정과제는 ‘경제’

북한은 1일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라는 사상 초유의 어려움 속에서 내치안정을 위해 주민생활 향상과 경제발전에 총력할 것임을 밝혀 주목된다.

노동신문.조선인민군.청년전위 3개 신문의 신년공동사설(신년사)은 지난해 핵실험을 통해 핵을 보유한 군사강국이 된 것을 강조하면서 올해 국정 최우선 과제를 ’경제강국’을 위한 경제발전과 주민생활 향상에 두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공동사설은 경제문제에 초점을 맞춰 많은 부분을 할애했으며, ’승리의 신심 드높이 선군조선의 일대 전성기를 열어나가자’라는 공동사설의 제목 자체에도 경제발전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공동사설은 “사회주의 경제강국 건설을 위한 공격전을 힘차게 벌여나가야 한다”며 “경제문제를 푸는데 국가적 힘을 집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먹는 문제 해결을 위한 농업생산과 생필품 생산을 위한 경공업 발전에 주력하는 동시에 자력갱생을 강조했으며 “인민군대의 애국적 열정과 전투적 기상은 사회주의 경제건설의 최전선에서 발휘돼야 한다”며 군대의 경제건설 참여를 촉구했다.
현재 북한은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전방위적인 제재와 압박이 가증되는 상황에서 정권 수립 이후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해 있고 수백만명의 아사자가 창출했던 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시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관측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핵보유국이 됐다는 것만으로는 주민들의 자긍심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으며 먹는 문제를 비롯한 경제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주민들의 동요와 사회적 불안이 가중돼 북한 체제가 또다시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북한당국의 고뇌를 엿볼 수 있다.

더욱이 ’꺾어지는 해’를 중시하는 북한에서 올해는 고(故) 김일성 주석의 95회 생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5회 생일, 인민군 창건 75주년이 되는 해여서 북한 입장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주민들의 피부에 와닿을 수 있는 경제성과가 절실한 상황이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경제에 대한 유별난 강조는 그동안 국방공업을 우선시 해왔지만 핵실험을 통해 어느 정도 달성이 된 만큼 실제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며 “주민들의 욕구불만을 해소하겠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동사설은 아울러 체제안정을 위해 여전히 선군정치에 힘을 쏟는 동시에 주민들에 대한 사상통제에 더욱 주력해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공동사설은 군사분야의 과제로 ’국방공업에 선차적인 힘을 넣어야 한다’는 일반론에 그쳤을 뿐 “모든 장병들이 고도의 혁명적 경각성과 격동상태를 견지해 조국의 전초선을 철옹성 같이 지키며 미제침략자들의 그 어떤 불의의 침공도 무자비하게 격파분쇄해야 한다”며 전투력 강화에 역점을 뒀다.

특히 공동사설은 주민들의 사상이완을 막고 사회적 안정과 질서를 바로잡는데 주력할 것임을 내비쳤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일심단결, 필승의 신념과 미래에 대한 낙관을 강조하면서 “우리식 사회주의를 내부로부터 녹여내려는 원수들의 심리모략전과 사상문화적 침투 책동을 무자비하게 짓뭉개버려야 한다”며 주민들의 사상이완을 방지하는데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종파주의를 사실상 청산하고 수령 유일 지배의 기반을 확립하는 계기가 된 김일성 주석의 1967년 5월25일 교시 40돌을 맞아 “당의 유일사상교양을 더욱 심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한 것도 내치 안정에 대한 북한당국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공동사설은 남북관계와 관련, 내년 남한의 대통령 선거를 맞아 ’친미반동 보수세력’을 제거하기 위한 투쟁을 역설하면서 ’민족중시입장’에 따른 남북관계 발전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핵실험으로 비료 및 식량지원이 중단되고 그 여파로 남북관계가 끊긴 상황에서 북한은 민간교류를 중심으로 남북관계를 이어가면서 올해 대통령 선거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겠다는 의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공동사설은 핵보유국의 자긍심을 강조했지만 대외관계의 키워드인 핵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6자회담의 진로가 불투명한 상황인데다 북한도 미국이 던진 핵폐기 관련 조기이행조치와 상응조치 등을 완전히 외면할 수만 없는 상황이어서 언급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

고유환 교수는 “핵실험 이후 정세가 아직 방향을 잡지 못한 상황에서 북한 당국의 입장에서도 비전이나 정책적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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