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식량수요 조사 어떻게 이뤄지나

북한의 식량 부족 사태를 지원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유엔(UN) 실사단과 미국 비정부기구(NGO)들이 최근 북한 전역에서 식량 수요 실사를 시작해 조사 방식과 향후 계획 등이 관심을 모은다.

17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조사단은 학교, 고아원, 병원과 같은 수혜기관 관계자들과 조사 대상 지역의 당국자들을 면담하고 일반 가정도 직접 방문할 계획이다.

세계식량계획(WFP)과 식량농업기구(FAO),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로 구성된 유엔 실사단은 11일부터 함경도, 량강도 등 8개 지역의 53개군 560가구를 대상으로 약 10일~2주 일정으로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미국 NGO들은 4일부터 평안도와 자강도에서 수요 평가를 진행 중이다.

각 조사단은 가정을 직접 방문해 설문조사 방식으로 조사하며, 주민들의 영양 상태와 식량 확보 상황을 파악할 계획이다.

유엔 실사단은 이번 주말께, NGO 조사단은 20일께 각각 조사를 끝낸다. 양측은 북한에서 서로 겹치는 일정이 있어서 이 때 조사 결과를 취합할 계획이다.

VOA는 비슷한 상황이던 2004년에 WFP와 유니세프, 북한 정부가 평양과 7개 도의 4천800가구를 대상으로 6살 미만 아동과 산모들의 영양상태를 공동조사한 당시 질의항목을 보면 현재 조사 상황을 추정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당시 질의항목은 ▲지난 6개월 동안 쌀, 곡물, 고기, 생선, 야채 등 14개 식품군을 각각 하루에 얼마 정도 섭취했는지 ▲뿌리나 풀 등 야생식물을 얼마나 채취해 먹었는지 ▲식량확보 경로는 배급제나 농장배급인지, 시장 구매인지, 친지의 도움을 얻었는지 등이었다.

한편 RFA는 “(이번 조사는) 2004년 북한당국이 지정한 가정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엄격한 조건 아래 WFP가 북한 도시와 농촌 가구를 방문조사한 이후 처음”이라며 “관심을 끄는 것은 주민들이 식량을 어디서 어떻게 구입하는지, 얼마를 줘야 구입할 수 있는지 등에 관해 묻도록 북한 당국이 허락한 점”이라고 강조했다.

RFA는 이에 대해 전문가들이 “북한 당국은 이중적 배급 구조, 즉 배급에만 매달리지 않고 식량이 사설시장을 통해 유통된다는 것을 외부 조사기관에 인정하고 확인한 것으로 이는 북한이 이번 조사에 식량 사정을 있는 그대로 보이려 한다는 의도”로 풀이하고 있다고 평했다.

VOA는 식량 배급과 관련, WFP 워싱턴사무소 제니퍼 파멜리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도착 즉시 분배가 이뤄질 것 같지 않다”며 “일부 식량이 미리 북한으로 운송되고 있지만 수요 조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돼야 배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미 국제개발처(USAID) 관계자도 “북한 정부와 세부사항 협의가 마무리돼야 배분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북한이 5개의 현장사무소를 열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서는 WFP 아시아사무소의 폴 리즐리 대변인이 “아직 도착 항구에 대한 합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지금까지 WFP 식량이 주로 남포항으로 전달됐기 때문에 이 곳이 유력한 후보”라고 말했다고 VOA는 전했다.

WFP는 2005년 대북지원을 축소하기 이전에는 평양사무소 외에 혜산, 신의주, 원산, 함흥, 청진시에 5개의 지역사무소를 운영했다.

리즐리 대변인은 식량배급 경로와 관련, “두 가지 경로로 이뤄지게 된다. 배급제와 고아원, 학교, 병원 등 각종 기관을 통해 전달될 계획”이라며 미 정부 대북 식량지원의 첫 선적분인 3만7천t의 미국산 밀을 실은 ‘볼티모어’가 수일 내로 남포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WFP는 “이번 지원 식량이 남포항에서 하역될 때 사진도 찍고 식량하역 작업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그러나 미국과 북한이 아직까지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합의서에 공식 서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 합의된 식량분배 감시조건은 이번 선적분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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