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식량난, ‘베트남 빈곤삭감 정책’이 대안”

북한의 식량부족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부사회의 단기성 긴급원조보다 북한 체제가 주민들의 생활수준 향상을 최우선하는 성장전략을 선택토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광민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북한 식량문제의 해법’이라는 보고서에서 “베트남의 빈곤삭감전략은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부족 문제 해결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선임연구원은 우선 해마다 북한의 식량난이 이슈로 부각되는 이유에 대해 ▲북한의 식량생산량을 과소 추정하는 경향 ▲북한의 식량수입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오해 ▲북한 시장의 공급능력에 대한 과소평가 ▲북한당국의 비축미 방출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 점 등을 꼽았다.

이어 그는 “북한의 식량가격 폭등현상을 대량아사 가능성과 연결 짓는 경향에서 몇 가지 오류가 발견된다”며 “북한 내 식량의 ‘정상가격’과 ‘가격폭등현상’을 구분하지 못하고, 주민들의 ‘시장소득’과 ‘식량 교환비율’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6월 말 현재 북한 돈 2000원 대를 유지하고 있는 북한의 쌀값은 수입원가 상승분, 상인들의 영업이윤, 유통경비를 고려할 때 ‘정상가격 수준’이며, 북한 내 시장의 식량가격이 상승과 함께 시장을 통해 주민들이 얻는 ‘소득’도 상승했다는 것이 정 선임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는 “2007년 한국의 대북 인도적 지원 총액은 1998년에 비해 금액상 10배나 증가했지만 북한주민들의 영양실조 비율은 거의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북한은 일시적인 기근(famine)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만성적 빈곤에 의한 기아(starvation)를 겪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 선임연구위원은 1990년대 베트남의 빈곤삭감 정책의 성과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베트남은 1990년대 초반부터 ‘국가중점프로그램’이라는 이름의 기아 및 빈곤 퇴치 정책을 운영하며 2002년에는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의 지원 아래 ‘포괄적 빈곤삭감 성장전략’을 병행했다. 그 결과 1990년대 초반까지 1인 1일 칼로리 공급량이 북한보다 열악했던 베트남은 2002년이 부분에서 북한을 추월했고, 영양실조 인구비율을 북한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과거 십 수 년간 한국과 국제사회의 대북 인도적 지원액은 총 55억 달러로, 베트남이 초기에 빈곤삭감정책에 투입한 15억 달러의 3.7배나 된다”며 “해마다 물량지상주의적인 대북지원방식은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계속 선군정치를 앞세우며 폐쇄적인 경제체제를 유지하는 한 농민들의 생산의욕 감소, 식량무역에 필요한 외화부족, 취약계층(꽃제비, 장애인, 고아, 노인)의 식량접근 제한 등은 해결되기 힘들 것”이라며 “북한이 ‘아래로부터의 시장화’를 어떻게 제도화 하는가에 따라 경제발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선부(先富)개발체제의 성격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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