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식량난 과장해 긴급구호 문제로 몰아”

▲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주최로 열린 ‘北식량난’ 세미나에서 정광민 박사는 ‘북한이 집단농장제도를 유지하는 한 식량부족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고 밝혔다. ⓒ데일리NK

최근 일부 대북지원단체들이 북한 ‘대량아사자 발생 가능성’을 주장하며, 기근 발생 가능성을 과장함으로써 문제를 단기적인 긴급구호성 지원 문제로 몰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4일, 북한민주화네트워크(이사장 유세희) 주최로 열린 ‘북한 식량난의 진실과 해법 : 대북 식량지원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정광민 선임연구원은 “북한 대량아사설은 (북한 식량) 총공급량 파악에서 식량생산량을 과소 추정하는 경향이 있고, 사실과 다른 식량수입 제약론을 제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북한당국의 비축미 방출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있고, 시장의 공급능력을 과소평가하는 문제가 있다”고 부연했다.

정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만성적 빈곤상태의 근본적 원인에 대해 “식량보다 총알을 중시하는 선군정치 개발체제의 문제다”며 “국방위원회에 모든 인적·물적 자원을 집중하고 국방공업 개발을 최우선하는 개발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상태에서 식량문제는 표면적인 구호와는 달리 부차적인 문제일 수밖에 없다”고 북한의 선군정치 노선을 비판했다.

또한, 북한의 식량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는 ‘우리식 사회주의’의 폐색성(閉塞性)과 여성, 아동, 노인 등 취약집단이 장기간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정광민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이 발표하고있다.ⓒ데일리NK

정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집단농장제도를 사회주의 경제제도 고수론에서 가장 중시하고 있다”며 “이래서는 북한농민들이 주인다운 입장에서 농사짓기를 바랄수도 없거니와 먹는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북한은 식량무역을 통한 식량확보 능력이 현저히 제한되어 있다”며 “북한에는 제대로 된 수출산업이 없고, 한정된 외화조차도 국방공업에 우선 배분되기 때문에 외화가 부족한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또한 “꽃제비(일정한 주거 없이 떠도는 아이들) 등 취약계층에서 아사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올해 간헐적으로 들린다”며 “이는 꽃제비나 고아원, 양로원에는 식량을 공급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고 말했다.

하지만 “이 문제를 북한당국의 재정 기반의 취약성 또는 경제난으로 볼 수도 있지만, 본질은 ‘공적배분시스템의 불평등성’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군(先軍)이 아닌 선부(先富)의 개발체제가 북한의 만성적인 빈곤상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선부의 개발체제는 ▲주민의 생활수준 향상을 위한 ‘성장매개전략’ 추구 ▲내각 산하에 경제사령부 형식의 ‘개발기구’ 정비 ▲종래의 부분 수출지향체제를 수출총력체제로 전환 ▲경제성장 주체를 외자기업, 민간 기업으로 변경 ▲산림녹화와 환경복원 프로그램을 동시에 가동해 지속가능한 개발 추구 ▲주민의 식량안보를 최우선하고 이를 위해 ‘빈곤삭감 성장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정 선임연구원은 “북한 당국이 강하게 집착하고 있는 ‘사회주의적 식량문제 해결’의 구도는 이미 사실상 붕괴됐다”고 지적하며 “북한에서 빈곤삭감전략은 식량문제 해결을 목표로 시장을 통한 식량문제 해결 방식을 지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빈곤삭감전략으로 취약계층과 도시서민의 식량획득능력 향상을 위해 북한 당국에 의한 공적 배급제도와 WFP의 취약계층 지원 프로그램의 병행 실시를 제시했다. 또 임금의 식량 구매력 강화와 가정공업의 양성화를 통해 자활능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 외에도 농업개혁을 통해 농민의 시장생산을 자극하고, 해외식량기지 확보와 식량무역 강화, 시장조절을 위한 양곡관리정책 시행, 식품가공산업 육성, 경제특구 확대, 이에 필요한 자금 확보를 위한 남북협력 및 국제협력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