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식량난 공안기관까지 타격…배급 중단”

최근 북한의 식량난이 최고조에 달해 체제 보위기관인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부에도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기관들이 식량을 확보하지 못해 소속 보위원과 보안원들에게 식량배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체제 보위와 직결되는 이들 기관들에 대한 배급을 최우선적으로 실시해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25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지금 전 지역의 쌀값(1kg)이 6500~7000원인 사정에 주민들은 식량을 사먹을 엄두조차 못내고 있다. 주민뿐 아니라 보위기관에서도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식량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보위부나 보안부는 해당 협동농장을 통해 한달에서 두달 분량의 식량을 확보해야 하는데 최근 가뭄과 홍수 등으로 작황이 좋지 않아 식량 확보가 불가능해졌다”면서 “이들 기관들이 농장을 통한 식량 확보가 어려워져 소속 보위원이나 보안원들에게 배급이 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김정일이 선군 노선을 펴면서 군대를 비롯해 국가보위 기관들에 대한 배급이 중단된 적이 없었다”면서 “특히 군부대보다 보위기관들의 배급을 우선시 해왔는데 이들 기관에 배급이 중단됐다는 것은 그만큼 식량난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내적인 통제수단인 보위부·보안부는 북한 체제를 지탱하는 가장 근본적인 수단으로 볼 수 있다. 이들 기관에 대한 배급 중단으로 향후 내부 통제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도 있다”고 강조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근래 들어 최악의 식량난은 지난해 경작이 좋지 않았던 것과 올해 봄가뭄에 이은 여름철 홍수와 태풍 등의 자연재해가 겹치면서 발생한 결과다.


평양내 보위기관을 제외한 지방 도(道) 보위부·보안국과 산하 기관에선 입쌀과 잡곡을 3:7 비율로 섞어 배급돼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 당국이 입쌀은 물론 옥수수마저 확보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보위기관은 수확이 끝나는 11월경 협동농장으로부터 일순위로 식량을 확보한다. 확보된 식량 중 보위기관원들에게 3~6월개월 분의 식량을 전도(前導)하고, 이후 월 단위로 양정사업소를 통해 공급된다. 이는 1년치 식량을 보관할 장소와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농장에서 군량미와 애국미를 제외하고 그 다음 보위기관에서 식량을 반출해 가는 방식인데 보위기관들이 올해 식량작황이 매우 좋지 않은 사정과 관계없이 식량을 확보하려 할 것으로 보여 농장원들의 식량 사정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특히 소식통은 이런 사정으로 인해 보위기관원들의 일상적인 수탈도 늘어날 것으로 봤다. 소식통은 “보위기관마저 식량 사정이 어렵게 되자 주민들은 이들의 수탈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면서 “보위기관원들이 이제 더욱 노골적으로 주민 통제와 수탈로 제 배를 불리려 할 것”이라고 주민들의 반응을 전했다.


고난의 행군 시기 보위부, 안전부(보안부)에서는 요원들과 그 가족들의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속·통제 수위를 높였던 사례가 있다. 불법장사, 밀수한 식량 및 상품 등을 각종 명목으로 수탈했고, 이런 행위로 당시 주민들의 식량 사정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