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시장 5대 인기품목’…쌀부터 물까지 다양

2014년 북한은 물가가 대체적으로 안정화를 보이며 시장이 활성화된 해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면서 주민들이 시장 시스템을 체득해가는 과정이었다.


자본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피자’가 평양이 아닌 지방에서 판매되기 시작했고, 깊은 산속에 있던 샘물이 건강식품으로 인식되면서 대중화되기도 했다. 또 천한 직업으로 취급받던 신발 수선은 신흥 돈벌이 사업으로 탈바꿈했다.


미래를 위해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더 이상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특히 지역과 소비기준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여전히 시장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는 것이 바로 쌀이다. 여느해보다 쌀 가격이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면서 관련 업종이 늘어나기도 했다.


데일리NK는 2014년 한해를 마무리하며 올해 북한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던 품목 다섯 가지를 선정했다.


1. 쌀, 시장서 가장 많이 유통…가격 안정세로 음식업 다소 증가


평안도, 함경도, 양강도를 비롯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는 것은 바로 쌀이다. 여전히 먹는 게 우선이 사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 비교적 쌀 가격이 안정돼 관련 음식업이 다소 늘어났다.


쌀 가격이 오를 때와 내릴 때 음식업종은 가격을 올리고 내리기보다 음식의 양이나 제품의 크기를 조절해 수지를 맞췄다. 쌀 가격이 오르면 시장에서 판매하는 음식 가격을 올리지 않고, 음식의 양으로 조절하는 식이다.


일반 주민들도 국밥으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고, 시장 상인들도 집으로 돌아갈 때면 간식거리로 떡 등을 사가는 여유도 조금씩 생기기도 했다. 떡은 찰지고 식사용으로 대체할 수 있어 밀가루 빵보다 잘 팔린다. 다만 쌀 가격이 오르면 밀가루 음식인 빵, 과자가 잘 팔리기도 한다. 이달 말 현재 평안남도 쌀 1kg은 5000원, 함경북도는 5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2. 차 부속품, ‘돈 되는 상품’ 부각
 
올해 들어 차 부속품은 ‘돈이 되는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돈이 된다’는 말은 투자한 자금을 빨리 회수할 수 있고, 재투자하면서 신흥 부유층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차 부속품을 판매하는 업종은 1t 소형 트럭부터 대형 트럭은 물론 오토바이 부속품까지 모두 취급한다.


1t 소형 트럭은 주로 석탄이나 이삿짐, 시장 보관짐 등을 나를 때 사용된다. 면허증 없이도 운전만 할 수 있으면 사용 가능해 봄이나 가을철 도시에서 인기가 높다. 소형 트럭은 중국에서 합법, 또는 밀수로 들어오며 오토바이에 개인이 만든 1톤 적재함을 조립하여 만든 것도 있다.


이 외에도 버스나 대형 트럭도 개인 소유가 늘어나고, 국영운수업체들도 차부속품 공급이 중단되면서 종합시장 차부속품 매대는 올해 들어 분업화되는 등 범위가 넓어져 판매수익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오토바이가 남성들의 시장벌이 수단으로 유행되면서 오토바이 부속품 판매는 더 증가했다.


3. 평양 아닌 지방도시에 피자가게 등장…한 판에 3만원


평양이 아닌 지방 도시에서 ‘오코노미 종합지짐’으로 불리는 ‘피자’가 팔리기 시작했다. 평안남도 순천 대동강변에 위치한 ‘능라 88무역회사’ 식당에서 지난해 12월 처음 출시되었으며, ‘피자’라는 고유 명칭 대신 ‘종합지짐’이라는 북한 말을 사용하고 있다. ‘종합지짐’은 ‘콤비네이션 피자’인 것으로 추측된다.  


돼지고기를 갈아 만든 메뉴가 인기가 많으며, 피자 한 판 가격은 3만 원(약 3. 5달러)이다. 피자는 신흥 부유층들이 주말에 즐겨 먹고 있으며, 일반 주민들은 결혼식이나, 생일 같은 큰 행사에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능라 88무역회사’ 식당에서 만드는 종합지짐 식재료는 중국에서 직수입하고 있으며, 수요자가 늘면서 외화벌이 기관들뿐 아니라 개인 영업점들에서도 종합지짐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 샘물도 거래…새로운 건강식품으로 인식


자연산 샘물도 올해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품목 중 하나다. 조금만 생각하면 돈벌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주민들이 터득해가고 있는 것이다. 깊은 산속에 있는 샘물이 건강에 좋다는 입 소문이 확산되면서 건강식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평안남도에서 판매되고 있는 천성샘물은 1리터에 북한 돈 600원으로 용기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5리터짜리 석유통에 넣어 3000원에 팔고 있다. 중국물 한 병(0.5리터) 1300원과 비교하면 4배 정도 싸게 판매되고 있다. 주 운반수단은 자동차와 자전거이다.


5. 간부, 돈주들 미래 위해 부동산에 투자…외화벌이 회사가 신의주에 아파트 건설


2014년 북한은 평양 아파트 붕괴, 5000원짜리 신권 발행, 김정은 부재 등으로 불안정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간부들과 주민들이 불안정한 미래를 위해 부동산에 투자하는 경우가 증가했다.


최근 평안북도 신의주에 고층 아파트가 한창 건설되고 있다. 이 사업은 국가 건설부가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외화벌이 회사가 책임을 맡고 있다. 모든 시공부터 분양까지 맡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지역이지만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를 띠고 있다.


아파트 건설 자재인 시멘트와 철근 대부분은 중국 단둥(丹東)-신의주 세관을 통해 들어오고 있다.


아파트 골격이 어느 정도 완성되면 간부들과 신흥 부유층들이 매입을 하기 위해 나선다. 당 간부들에 비해 사법기관 간부들이 비교적 많은 편이다. 각종 불법 행위를 눈감아 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신흥 부유층들은 미래의 안정성을 위해 아파트 몇 채 정도를 가족은 물론 친척들의 명의로 구입해 놓을 정도로 부동산업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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