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시장 확대, 반대로 김정은 체제 안정에 기여”



▲1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국민통일방송 주최로 ‘제2회 통일방송 콘퍼런스-북한의 시장변화와 전망’이 열렸다.
/ 사진=김혜진 데일리NK 인턴기자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에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사(私)경제 영역 확대가 김정은 체제 유지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그동안 외부 정보 유입 통로인 시장 확대가 북한 체제에 균열을 가져 올 수 있다는 분석이 많았지만 오히려 반대의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국민통일방송이 14일 개최한 ‘제2회 통일방송 콘퍼런스-북한의 시장변화와 전망’에서 박인호 데일리NK 북한연구실장은 발제에서 “과거 김정일은 국가가 통제하고 제한된 시장통제 정책을 폈지만 김정은은 종합시장의 원형을 보존시키고 시장의 흐름을 축소하거나 통제하지 않고 있어 주민들의 반감을 줄이고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박 실장은 “현재 북한주민들 상당수가 종합시장을 통해 생존하고 있고 함경북도 청진시에는 6개 종합시장의 매대 수만 3만 여개 이상으로 추정된다”면서 “매대 상인이 각 세대를 부양한다고 가정할 경우 청진시 인구(62만)의 약 20%가 종합시장을 기반으로 생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박 실장은 “북한당국이 혜산농민 시장관리소에서 매대 상인들에게 1년 동안 걷어 들이는 자릿세가 쌀 280톤 정돈데 종합시장 매대 상인들은 1일 평균 북한 돈 1천 원 정도의 매대 자릿세를 북한당국에 납부한다”며 “북한 종합시장을 400개로 추정한다면, 소액의 매대 자릿세만으로도 북한당국은 연간 쌀 10만 톤 이상을 자동으로 걷어 들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도 “그동안 대부분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시장화가 북한체제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었다”면서 “그러나 현실은 완전히 그 반대로 시장화가 체제를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당국이 자체적으로 상당한 규모의 국가적 수입을 올릴 수 있을 정도로 종합시장이 커졌다는 것이 박 실장의 설명이다.

박 실장은 “김정은 스스로가 시장통제를 철회하고 시장 활성화의 요인을 유발하는 태도를 취해오고 있으며, 2012년부터 종합시장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모습을 보였고 종합시장의 원형이 유지되면서도 김정일 시대에 추진되던 통제들은 대부분 철회됐다”고 강조했다.

강미진 데일리NK 북한팀장도 “최근 김정은 체제가 등장한 이후 몇 년 간, 북한 대부분의 시장에서는 매대 숫자가 증가했다”면서 “당국은 주민들의 시장 활동에 대해 완화정책을 써오는 한편, 국경통제나 주민감시는 그 어느 때보다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 팀장은 “반면에 주민들의 생계가 걸린 장마당에 대한 단속과 통제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일부 한국산 상품에 대한 통제나 단속이 이루어지고는 있지만, 다른 장사활동에 대한 통제와 연령제한 단속 등은 느슨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부문별 시장의 발전 형태와 한계’ 발제를 통해 “북한의 시장 확산이 2000년대 이후 북한경제 회복의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면서도 “북한의 시장 확대가 최종 소비부문의 주도로 이뤄져 북한 내부에서의 생산확대와 지속적인 경제발전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가 재정에 의한 투자가 크게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금융시장과 노동시장의 발달이 지체됨에 따라 북한 내부에 축적된 화폐가 생산역량으로 전환되지 못한 결과다”면서 “금융시장과 노동시장의 발달을 통해 생산역량 강화로 이어져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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