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시장에서 달러와 위안(元)화가 다시 활발히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 사후 김정은이 유훈관철을 이유로 ‘외화사용금지령’을 내렸지만 최근 들어 단속이 유야무야 되면서 이전 거래량을 회복했다고 내부소식통이 알려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18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거의 모든 물건이 위안화로 거래되고 있다”면서 “조선쌀은 1kg에 5위안, 중국쌀은 4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살림집(주택) 같은 규모가 큰 거래는 물론 옷이나 신발 같은 생필품도 위안화로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마당에서 위안화와 달러 거래가 허용되고 시장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위안화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환전장사꾼들도 위안화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거래가 활성화 되면서 지난주 1위안에 635원하던 환율은 670원대로 올랐다.
북한 당국은 올해 초 ‘유훈관철 내용이므로 일체의 달러와 위안화를 비롯한 외화를 시장에서 유통하면 마약보다 엄중히 처벌하라’는 지시를 사법기관에 하달했다. 여기에 애도·총화 기간 시장 통제가 이어지면서 외화사용은 급감했다.
소식통은 “법기관의 단속도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며 “보안원들이 장마당에서 위안화로 거래하는 모습을 보더라도 크게 문제 삼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환율과 더불어 식량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청진시장에서 kg당 3000원 하던 쌀값이 17일에는 3800원을 기록했다. 북한 당국이 김일성의 100회 생일과 당 대표자회 준비를 위해 지방 주민들의 평양 유입을 봉쇄한 조치와 더불어 지방 도시 간 이동도 제한한 것이 물가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양강도 소식통은 “평양시 출입 통제뿐만 아니라 지역 간 이동을 허가하는 증명서 발급을 제한하고 있어 물류비가 급증하고 있다”며 “평성, 원산, 사리원 등에는 물건이 공급되지 않아 장사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륙에서 들어오던 쌀이 대량으로 들어오지 못하자 장사꾼들이 식량가격을 올리고 있다”면서 “다음주에는 4000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