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시장 ‘달러’ 가격표 등장”…화폐주권 무너지나?

지난해 11.30 화폐개혁 이후 북한에서 외화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이제 시장에서도 달러나 위안(元)화로 별도의 가격이 책정되고 있다고 북한 내부소식통이 전해왔다. 


평양 내부소식통은 5일 “최근 시장 거래에서 달러 사용이 급증해 이제는 달러 기준으로 시장 가격이 책정되고 있다”면서 “심지어 사람들 사이에서 돈을 빌려주고 받을 때도 달러 기준으로 이자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9월 2일 기준으로 평양의 환율은 100달러 당 15만원 전후다. 만약 지인에게 북한 돈 15만원을 빌렸다면 나중에 갚을 때는 100달러에 해당하는 북한 돈으로 갚아야 하는 셈이다.


소식통은 “요즘에는 시장 상인들이 쌀이나 옥수수, 부식물(반찬류)을 제외하고는 모두 위안화나 달러로 별도의 가격을 매긴다”면서 “평양 선교시장 옷 매대에서는 드디어 ‘달러’로 된 가격표가 붙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도매 상인들의 경우 이제 모든 거래를 달러나 위안화로 한다”면서 “조선 돈은 가치도 떨어지고, 고액권도 없기 때문에 모두 외화에 의존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2000년대 이후 북중 국경지역에서는 위안화가 북한 원화와 함께 일상적으로 통용되기 시작했으며 , 평양 및 황해도 지역에서는 달러의 인기가 높았다. 특히 가전제품이나 공업품 등 단위 물품당 금액이 큰 경우에는 달러나 위안화로 직접 거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경향은 달러나 위안화의 사용이 신발, 의복 등 일반 소비재까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외화상점이나 외국인들이 머무는 호텔 식당이 아닌데도 달러 가격, 위안화 가격이 붙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북한이 화폐가치를 1/100로 낮추는 화폐개혁을 시도했지만 북한내 인플레이션을 잡는데는 실패하고 말았다. 현재 북한의 시장들에서 쌀 가격은 900원(kg) 전후로, 화폐개혁 직전 쌀 가격(2,000원 전후)에 절반 정도 된다.  


소식통은 “원화 가치가 불안정해서 환율이 들쭉날쭉 하다보니 장사꾼들은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평소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물건을 판매 하고 있다”면서 “자꾸 물건가격을 높여 받는 심리가 생기면서 구매자 입장에서는 물가가 계속 치솟는 느낌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중국에서 들어는 물건은 이제 모두 달러나 위안화로 가격이 책정된다”면서 “시장에서 유통되는 상품의 90%이상이 중국제품 임을 감안하면, 이제 조만간 조선돈은 쓸모가 없는 세상이 올것 같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함경북도, 양강도, 신의주에서는 위안화를 많이 쓰니 ‘여기는 중국땅’이라는 말이 나돌고, 평양이나 사리원, 해주, 원산에서는 달러를 많이 쓰니 ‘여기는 미국땅’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나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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