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시장화 영향 제조기술 판매 성행…“500달러에 비법 넘겨”

북한 시장화에 따라 상품판매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시장을 독점하려는 돈주(신흥부유층)들이 개인 소유 식품제조기술을 고가(高價)로 구매하는 행태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3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식품 판매자들(주로 돈주)은 장기간 지속될 가격경쟁에서 승자가 되는 열쇠는 직접 생산자가 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때문에 이들은 개인 제조업자들을 찾아가 가격은 얼마든지 쳐줄 테니 기술을 팔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똘뜨(생일 케이크), 쵸콜레트(초콜릿), 과자 등 식품 제조업자들은 돈주들에게 500달러를 받고 기술을 판매한다”면서 “여기서 같은 지역 돈주들에겐 절대로 팔지 않는데, 이는 시장경쟁에 말려들 수 있는 자살행위나 다름없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이 같은 새로운 풍경은 북한 시장화의 또 다른 단면으로 보인다. 김정은 체제 들어 시장 통제가 완화되면서 장사꾼들이 늘어났고, 이에 따라 한정된 소비자를 확보하려는 경쟁은 치열해졌다.

특히 중국에서 물품을 들여오는 구(舊) 돈주들과 국내에서 물품을 만들려는 신(新) 돈주들의 경쟁도 이 같은 현상을 부추겼다. 제한적인 수입량에 비해 국내 생산량은 노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의 신경전이 치열하다는 것.

또한 일부 돈주들은 자신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직접 중국이나 평양 식품공장 등지에 가서 비용을 지불하고 기술을 배워 온다고 한다.

소식통은 “평양 창광원 미용 기술을 배우려는 지방 돈주들도 늘고 있다”면서 “직접 배운 이후 지방에 내려가 개인 미용원을 차리려고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런 경우엔 돈주들은 어렵게 들여온 외제 미용기구(1세트에 최소 500달러)를 억지로 사야 한다”면서 “이런 걸 팔아 자금을 뒤로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국영인) 창광원도 시장 체계를 이용해 적극적으로 외화벌이를 하고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똘뜨 제조는 좀 어려워서 방법을 모두 서류로 받는다고 해도 실패할 때가 많다”면서 “때문에 기술자가 직접 현장으로 가는 경우가 많고, 이때에는 하루에 100달러(약 북한돈 80만 원) 교육비를 내야 한다”고 실상을 소개했다.

일각에서는 생산기술에 대해 철저히 비밀보호가 이뤄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각종 꼼수가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자금이 넉넉지 않은 일부 상인들은 다른 개인 제조업장에 고용된 일공을 몰래 빼돌려 월급을 올려주는 방법으로 생산기술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도적인 시장 보호장치가 없으니 서로가 서로를 물어뜯는 약육강식만 판을 친다”며 “시장이 활성화될수록 도덕윤리는 파괴되어 속임술과 기만술만이 넘쳐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결국 북한 당국이 시장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법·제도를 마련하지 않으면 향후에도 각종 비리가 난무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김석진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개혁개방 과정에서 현실적 필요성 때문에 자영업 합법화를 시도했다. 이에 따라 사유재산권 인정에 대한 폭이 넓어진 것”이라면서 “북한은 이념적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아무런 시도를 안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시장 발전은 요원해 지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