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시장화, 김정은 체제 강화 결과 가져올 것”







▲한반도포럼,고려대 평화와 민주주의연구소,BK21 한국정치학의 세계화 교육·연구단이 공동주최한 ‘김정일 이후 시대의 한반도’라는 주제의 학술세미나가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목용재 기자

북한 체제의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고 평가 받아왔던 ‘시장화’가 오히려 김정은 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시키는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주장이 2일 제기됐다.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날 한반도포럼·고려대 평화와 민주주의연구소·BK21 한국정치학의 세계화 교육·연구단이 공동주최한 ‘김정일 이후 시대의 한반도’ 학술회의에서 “군부나 권력기관에 소속된 기득권층이 시장에서 새로운 이득을 창출하면서 기존 체제를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시장화는) 북한체제의 불안을 초래할 수 있는 요인이지만, 시장을 통해 등장한 사회주의 자본가나 ‘돈주’는 체제의 변혁을 추구하기보다는 기존 지배집단과 결탁하거나 지배집단에 편입되면서 사회체제의 안정도를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시장에 자리 잡은 이른바 ‘돈주'(북한에서 돈이 많은 사람을 지칭하는 말로 자본력을 바탕으로 환전 뿐 아니라 사채업, 상거래까지 진출함)들이 자신의 사업을 위해 정경유착을 시도할 것이라는 이 교수의 주장이다.


특히 배급체제가 무너진 상황에서 시장 통제는 ‘가정경제 파탄’을 의미할 만큼 파급효과가 크다. 때문에 일반 주민들도 당국의 시장 통제가 강화되면 해당 간부에게 뇌물 등을 제공, 암묵적인 상거래 활동을 보장받는다.


결국 이 같은 일련의 과정들이 반복되면서 북한 체제를 공고히 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북한의 실세 중 상당수도 시장에 개입해 통치자금을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은의 고모 김경희가 한국의 지원물품을 간부들에게 도매하라고 지시했다는 증언도 나온 바 있다. 간부와 장사꾼이 결탁돼 지원물품이 장사꾼에게 넘어가고, 장사꾼은 이를 장마당에서 파는 식이다.


그러나 이 교수의 주장은 북한의 시장화가 일반 주민들 사이에 갈수록 확산되면서 지배구조의 틀을 허무는 역할을 해 종국에는 체제변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과는 차이를 보인다. 


더불어 이 교수는 김정은의 등장이 체제 안정화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그는 “김정은의 스킨십과 활달함, 젊고 의욕적인 모습을 선전선동 사업으로 잘 활용한다면 일반 주민들에게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정일의 사망을 적절하게 위기의식을 고취시키는 방향으로 활용하는 것 역시 체제 안정화의 효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 교수는 외부 정보가 북한 체제 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요소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외부 정보 유입이 체제 변환의 지향성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북한은 과거와 달리 외부세계에 대한 정보 유입이 늘어났고 심지어 주민들은 남한이 선진화돼 있음을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들에게는 여전히 매일의 생계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주민들의 ‘남한 동경’이 체제전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외부정보 유입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반체제 인식이 높아져 장기적으로 체제전환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주장과는 시각차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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