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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 북한 김정은 일가 생일 과자선물이 인기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질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맛이 없어 시장에서 싼 가격에 팔리는 데도 사려는 주민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하는데요. 강미진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강 기자, 관련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 네. 얼마 전 북한이 김일성 생일 105주년을 맞아 전국의 어린이들에게 제공한 선물 과자꾸러미에 ‘강성국가호’가 쓰인 미사일 그림을 삽입했다는 이야기 전해드렸는데요, 오늘 시간에는 선물 과자의 맛과 함께 그에 따른 반응을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데일리NK가 입수한 김일성 생일 기념 어린이 간식선물의 맛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어른도 먹기 힘들 정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도 살짝 맛을 봤는데 언젠가 한 북한 주민이 “유치원생 딸애가 선물 과자를 먹다가 입안이 다 까졌다”던 이야기가 새삼스럽게 생각났습니다. 그 주민은 또 “그때부터 절대 아이에게 먹이지 않았다”고 했는데요, 대신 시장에서 본인이 파는 사탕과자를 줬다고 합니다.
진행 : 네. 입안이 다 까질 정도라면 주민들에게 냉대를 받을 만도 한데요. 그렇다면 이 선물 과자는 무엇으로 만드는 건가요?
기자 : 네, 구체적으로 설명해 드리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선물간식 봉지에 담겨 있는 사탕과 과자, 콩사탕, 그리고 쌀강정 모두에 성분표기가 전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인데요. 또한 생산연월일과 보관기일 마저도 표시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이는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북한산 과자와는 다른 모습인데요. 평양소재 식료공장에서 생산되는 과자는 나름 성분표기를 신경 쓰고 있거든요. 그런데 생일 선물엔 왜 이런 표기를 하지 않는지 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는 북한에 있을 때 선물 생산에 동원된 적이 있었는데요, 사탕과 과자 생산 과정이 너무 비위생적인 모습을 보고 저도 아이에게 그걸 먹일 생각을 접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 이 부분도 개선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진행 : 생일 선물이라면 시장에서 팔리는 사탕과자보다는 좋게 만들어야 할 것 같은데, 왜 이런 부분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보시나요?
기자 : 시장은 자본주의를 따라가는데 당국은 뒤처지고 있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만약 시장에서 대충 포장하고 맛도 없는 제품을 내놓는다면 누가 구매하려고 하겠습니까. 이런 부분을 생산자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선물보다 더 세밀하게 신경을 쓰고 있는 겁니다.
반면 생일 선물은 일괄적으로 공급이 되고, 잘 만든다고 하더라도 자신에게 차려지는 것도 없습니다. 또한 여기에서 비리도 많이 발생합니다. 간부들이 일부 원자재들을 빼돌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질이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간부들은 생일 선물의 맛은 관심을 두지 않고 오로지 한몫 챙기기에만 몰두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과자의 주 재료인 밀가루와 설탕, 달걀 등이 부족해지면서 맛도 떨어지게 되는 겁니다. 과자의 경우 제대로 건조하지 않고 포장하기 때문에 조금만 지나도 곰팡이가 나기도 합니다.
진행 : 네, 포장지도 좀 깨끗해 보이진 않았습니다. 생일 선물이라면 깔끔하게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왜 이런 부분도 신경 쓰지 못했던 걸까요?
기자 : 네, 일반적으로 포장이 불결한 상품엔 손이 안 가잖아요. 북한 당국은 아직까지 세밀한 부분까지 꼼꼼히 챙기지 않고 있습니다. 그냥 이번엔 포장지에 미사일을 삽입했던 것처럼 주민들에게 어떻게 선전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부분만 고민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도 식료공장에서 생산하는 과자와는 확연한 차이가 있겠습니다. 올해 북한이 발행한 달력에서 금컵체육인종합식료공장 생산한 사탕과자 껌 그리고 각종 간식들이 등장했었습는데, 사진을 보면 포장이 고급스럽다는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진행 : 네. 올해 김일성 생일 선물엔 ‘보약젤리’가 들어있다는 부분도 생소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눈에 봐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해 보이지는 않던데요. 어떤 반응인가요?
기자 : 소식을 전한 북한 주민에 따르면, 올해 1월 김정은 생일 때부터 ‘보약젤리’가 들어 있는 선물을 줬다고 합니다. ‘보약젤리’는 1980년대 양강도 내 소년단야영소와 요양소, 정양소 등에 공급되던 것으로, 당시에도 주민들의 호응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저도 80년대 소년단 야영소에서 매일 100g씩 공급 받았었는데 받는 날 바로 버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는 ‘보약젤리’라는 이름과는 정 반대로 먹으면 없던 병도 생길 것만 같았었거든요,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 야영생들이 야영소에서 내준 ‘보약젤리’를 받자마자 버렸었습니다.
그때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현재, 하나도 변하지 않은 ‘보약젤리’를 보면서 북한 어린이들이 부모에게 “생일 선물 싫어요, 시장 과자 사줘요”라고 떼를 쓰는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물론 부모들도 자식에게 생일 선물 과자를 먹이려고 하지 않고요. 자식에게 더 맛있고 고급스러운 것을 먹이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한국이나 북한이나 다르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진행 : 네,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주 장마당에서의 물가동향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 네.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북한 장마당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 4900원, 신의주 4890원, 혜산 4910원에 거래되고 있고 옥수수는 1kg당 평양 1750원, 신의주 1775원, 혜산은 176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 정보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040원, 신의주는 8032원, 혜산 8100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 1180원, 신의주 1158원, 혜산은 1175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2400원, 신의주는 12600원, 혜산 13000원이구요, 휘발유 1kg당 평양 13150원, 신의주 12680원, 혜산에서는 12870원, 디젤유는 1kg당 평양 10820원, 신의주 10550원, 혜산은 1053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