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최근 ‘물고기 대풍’이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정작 시장에서 가격은 오르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물고기 풍년이 들었다고 하면 당연히 시장가격도 내려야 하는데 지금도 오르고 있다”며 “여름철에 5000원 하던 명태 1마리 값이 겨울철 들어 8000원까지 올라 일반 주민들은 사 먹을 형편이 안 된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몇 개의 특정사업소를 제외한 대다수 선박들은 바다에 나갈 엄두를 못 낸다”면서 “군(軍)에 속한 일부 수산사업소와 평양시 공급용 물고기를 담당한 평양시당 소속의 한두 개 사업소만 바다에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일반 어선은 물고기철이라 해도 비싼 디젤유와 어구자재(그물, 밧줄)를 감당할 수 없어 바다에 나기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디젤유와 어구자재를 가지고 있는 어선들은 가까운 곳에 나가 도루묵과 게 잡이를 하는 게 전부다.
물고기가 풍년이지만, 시장에서 물고기 값이 오르는 것은 군부대 소속의 외화벌이 사업소가 잡은 물고기 대부분을 외화를 벌기 위해 중국에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지적했다. 그는 “냉동하지 못한 일부 물고기가 시장에 나오긴 하지만, 이 역시 가격이 비싸다”고 덧붙였다.
디젤유와 어구자개 값이 높은 것도 물고기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질 좋은 디젤유는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소형 어선들은 ‘가공(짝퉁)디젤유’를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이 디젤유도 1kg에 8000~1만 원 정도이며, 도루묵 자망 한 틀(30m)도 수십만 원이 든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매체를 통해 ‘물고기 풍년’ 소식을 접하는 주민들은 “저렇게 많이 잡는다는 물고기는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며 “물고기도 간부들 입에만 들어가는가”라는 말을 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9일 김정은이 인민군 산하 18호수산사업소를 방문해 물고기 잡이 성과를 격려했다고 전했다. 또 26일에는 여러 수산부문 일꾼들과 어로공들에 관한 기사를 소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