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이 주민들의 실생활에 필요한 벽지, 담배 말이용 종이 등의 소모품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최근 장마당에서 두 배 가격(북한돈 10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요즘 거의 모든 시장에서 노동신문 간지(間紙)를 찾는 주민들이 부쩍 늘어 간지 한 장당 5원에서 10원으로 올랐다”면서 “가을철을 맞아 집수리를 하거나 새로 방안벽지를 교체하는 가정들이 많아지면서 종이 한장 구하기 힘든 이땅(북한)에서는 노동신문이 벽지로 쓰인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이 뿐만 아니라 독초를 말아 피우는 흡연자들도 노동신문 간지만을 찾고 있어 그 수요가 더 많아졌다”면서 “간지는 원지보다 종이 질이 뻣뻣하지 않은데다가 여기에 담배를 말아 피우게 되면 한결 더 구수한 맛이 난다는 게 흡연자들의 공통된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대다수 남성들은 공장에서 생산된 곽 담배는 잡냄새가 나는데다가 비싸기 때문에 시장에서 종이를 사서 독초를 피우는 것이 하나의 추세로 되고 있다”면서 “요새 웬만한 간부들도 독하고 잡 내가 없는 질 좋은 독초를 선호하면서 담배마리 간지 수요가 급격히 많아 졌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또 “초상화(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사진)가 실려 있는 노동신문 원지는 자칫 손상 되면 (정치범으로)걸리기 때문에 누구도 사려 하지 않는다”면서 “시장에서 장사꾼들이 원지 한 장을 1원에 가지라고 해도 손님들은 ‘공짜로 준대도 안산다’며 쳐다보지도 않기 때문에 ‘초상화가 들어있는 원지 값은 똥값’이란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 펄프 부족과 전력난으로 종이공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으면서 노동신문 배정부수가 줄어, 세포비서급 이상 당 일꾼들과 지배인 등 일부 간부들에게만 노동신문이 배달되고 있다. 더욱이 눈길 끄는 소식은 없이 체제선전 도구로만 전락돼 일반 주민들은 대부분이 도배지나 담배 말이 용으로 구입한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노동신문 간지수요가 높아져 구입이 힘들게 되자 당장 벽지 도배를 해야 할 일부 가정들에서는 초상화만 잘라버린 원지를 도배지로 이용하기도 한다”면서 “이와 관련해 해당기관기업소 선전부는 신문보급 대상자들로부터 날짜별로 꼼꼼히 체크해 신문원지를 수거해 간다”고 전했다.
끝으로 소식통은 “신문 공급 대상 간부들 속에서는 ‘시끄럽다. 괜히 종이 한 장 때문에 목이 잘리겠다’며 사택용 신문 배달을 원치 않는다”며 “배달되더라도 다치지(건들지) 않고 그대로 반납하는 간부도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