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시장서 ‘국정가격 얼마요’하면 정신 나간 사람 취급”

북한에서 주민들의 자발적인 상행위를 통해 결정된 시장가격으로 매매가 이뤄지는 사(私)경제 영역이 확대되면서 북한 당국이 공식 결정하는 시장 ‘국정가격’이 거의 유명무실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가격 상한선인 ‘한도가격’만 공시(公示)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당국이 통제하고 있지 않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시장에서의 국정가격은 이제 거의 사라졌다고 보면 맞을 것”이라면서 “시장관리소에서도 이런 것을 반영해 국정가격이 아닌 가격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한도가격’만 붙여 놓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

이어 소식통은 “‘한도가격’도 이제는 개인 장사꾼들이 파는 상품 가격에 맞춰주고 있어 한도가격의 의미도 퇴색됐다”면서 “만약 쌀이 현재 5000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면, 4500~5000원이라는 한도가격을 제시해 놓는 형식이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도가격을 써 붙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통제하는 것도 아니다”면서 “인민보안원들이 시장 상인들에게 ‘가격을 내려라’는 말도 못하고 있고, 이렇게 통제할 경우 ‘쌍욕을 듣고 모욕을 당하게 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특히 소식통은 “‘시장에서 국정가격은 이제 물 건너간 지 오래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면서 “만약 어떤 주민이 ‘원래 국정가격이 얼마요’라고 물어보면 장사꾼들은 ‘이 사람이 정신 나갔네’라고 핀잔을 주고 있는 게 최근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국정가격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지만 북한 당국은 시장가격을 면밀히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도(道) 인민위원회에서 매일 시장을 돌면서 쌀값 등 시장 물가를 파악해 내각에 보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전자기계, 식품 등 각 분야에서 파악하는 인원이 따로 정해져 있을 정도로 시장 물가 파악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민 반응에 대해 소식통은 “(당국은) 시장 쌀값을 파악해 인민생활 개선 방도를 찾는다고 하지만 주민들은 코웃음 친다”면서 “일부 주민들은 ‘그냥 가만히 놔두는 게 도와주는 것’ ‘괜히 부스럼 만들지 말고 조용히 파악만 해야 할 것’이라는 말들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