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시장서 南상품 매매 단속 완화”…정상회담 영향?

'주민 반발' 때문인 듯...소식통 "단속에 적극 반발하는 모습도 지속 포착"

최근 북한 시장에서 한국산(産) 상품 매매 행위 단속이 완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내부에서는 잇따른 남북 정상회담으로 인한 관계 개선 및 교류 협력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전에는 장마당에서 한국 치(제품) 단속을 세게 했는데 지금은 좀 나아졌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북남(남북)관계가 좋아져서인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장마당에서 한국산 치약, 중고 옷, 약 등이 많이 팔리고 있다”면서 “페니실린 대용으로 아목실린(항생제의 일종), 감기약, 비타민 등도 팔리고, 남조선(한국) 감기약이 말(약효가) 잘 든다고 해서 인기가 많다”고 소개했다.

북한 당국은 그동안 시장에서 한국산 상품을 판매하는 행위가 적발될 경우 매대를 압수하거나 벌금을 물리는 등 강력하게 단속해왔다. 때문에 주민들은 갑작스런 단속 완화 조치에 자연스럽게 정상회담 여파로 관측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1차 남북 정상회담 이후 자본주의 문화 확산을 막기 위해 조직된 ‘비사회주의 그루빠(단속반)’를 통해 북한 전역을 대대적인 단속한 바 있다. 때문에 남북정상회담이 한국 물품 판매 단속 완화의 결정적인 이유는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이에, 소식통은 지난 7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사회주의 검열에 주민들이 반발한다는 내용을 보고 받고 사법기관에 “인민을 적으로 만들지 말라”는 지시를 하달한 게 단속 약화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관련기사 바로 가기 : 김정은 “인민을 적으로 만들지 말라” 지시 후 비사검열 유야무야 돼)

소식통은 “지난 7월 기관기업소 사무소 비서국에서 비사회주의 단속을 너무 세게 하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이 단속을 약화시켰다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장사꾼들이 한국산 제품을 대놓고 판매하고 있는 건 아니다. 검열은 약해졌지만 여전히 단속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 장사꾼은 한국산 제품이 주민들에게 인기가 높아 몰래 팔거나 중국산으로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당국의 눈을 속이고 있는 셈이다.

소식통은 “한국 물품을 사고파는 것을 비사회주의 그루빠가 알게 되면 바로 찾아와 단속하니까 눈치껏 해야 한다”며 “단속 나오는 시간대를 잘 파악해 시간을 잘 맞춰 물건만 감추면 된다”고 말했다.

북한 함경북도 나선시 시장에서 주민들이 장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특히 최근엔 한국산 물품 판매를 하다 단속돼도 강하게 반발하는 경우가 많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심지어 단속원과 말다툼을 하는 경우도 종종 눈에 띈다고 한다.

소식통은 “지난 9월 초에도 비사회주의 단속원들과 상인들이 장마당에서 싸우는 모습을 봤었다”면서 “단속원의 ‘위(당국)에서 단속 하라고 지시했다’는 말에 상인들은 ‘(장사가) 사람 명줄인데 자꾸 단속하면 어떡하나’고 강하게 반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단속원들이랑 시장 상인이 자꾸 싸운다는 보고가 위로 올라간다”면서 “비사회주의에 동원된 사람들도 ‘(주민들이) 현실적으로 살아가게끔 (단속을 덜) 해야한다’ ‘이렇게 자꾸 단속하면 그러다 굶는 사람도 있다’고 자꾸 보고해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현상에서 최근 북한 주민들이 생계를 위한 장사를 자신들의 당당한 권리로 인식하고 이를 침해받는 행위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일부 상인은 “배급으로 사는 사람 빼고는 전부가 비사회주의를 한다고 봐야 한다” “검열원도 비사회주의 대상이다”며 단속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재 북한 종합시장 및 주변 노점상에서는 당국이 판매를 통제하고 있는 한국산 제품 등 모든 불법제품들이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국의 통제에도 수많은 장사꾼들은 보다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처벌을 감수하면서 한국 인기 상품을 시장에서 팔고 있다. 즉, 간헐적 처벌이 이어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수요가 있기 때문에 이를 팔려는 장사꾼들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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