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시장기능 확대 `돈벌이’ 눈떠

북한에서는 7.1경제관리 개선 조치 이후 시장의 기능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2002년 국가계획의 범위가 축소되고 지배인의 권한이 강화되면서 더욱 자율적인 기업 경영이 가능해졌으며 2003년 ’상업유통’ 개혁조치를 통해 종합시장을 개설하는 등 국영공급에 시장유통 체계를 결합했다.

특히 기존의 농민시장을 종합시장으로 개편, 국가의 가격 통제를 일부 생활필수품에 국한시키고 수급 상황과 흥정에 의한 가격결정을 어느 정도 허용하고 있다. 시장의 매대 운영자들은 자릿세 개념의 ’시장 사용료’와 소득세에 해당하는 ’국가 납부금’을 지불한다.

당국도 일률적인 통제보다는 시장을 양성화해 국가의 관리 하에 둠으로써 암시장의 폐해를 줄이는 한편 주민생계 보장에 대한 부담을 덜고 있다.

또 농업부문에서는 개인경작지를 30-50평에서 400평으로 확대하고 토지 사용료와 수확물 분배에 있어 인센티브를 강화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일부 협동농장을 대상으로 ’집단영농방식 완화 및 가족영농’을 시범 실시했다.

이렇듯 국가계획 영역에 비해 시장의 기능과 동기부여가 강화되면서 개인과 기업의 시장경제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실리와 이윤을 추구하려는 시장지향적 가치관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종전의 국가 배급체계에서 벗어나 자신의 생계를 스스로 책임질 수밖에 없는 상황과 맞물려 ’돈에 대한 폭발적 관심’과 개인주의적 생활방식을 낳았다.

통일연구원의 서재진 선임연구위원은 “7.1조치 이후 국가 배급량은 줄었지만 종합시장이 양성화되면서 북한 주민들은 경제활동에서 상당한 해방감을 느끼고 있다”며 “북한에서는 너나 할 것 없이 장사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전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시장활동을 규율하면서 실리를 추구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지적재산권에 대한 북한 당국의 태도 변화다. 북한은 지난해 6월 내각 산하 저작권사무국을 설립하고 일본 도쿄(東京)에 ’조선저작권 대리판매 센터’를 개설하는 등 해외 지적재산권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북측 저작권사무국이 남측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에 도서 276편에 대 한 판권 양도의사를 밝히고 일부 서적과 가요에 대한 저작권 관리를 위임하기도 했다.

이러한 시대 변화를 반영, 지난해 8월 발간된 북한 대중용 법전에는 112개의 법률 가운데 절반이 경제 관련 법으로 채워졌으며 같은 해 9월 발간된 과학백과사전출판사 조선말사전에는 시장경제와 실리주의, 경제개혁 등 새로운 용어가 새롭게 수록됐다.

7.1조치 이후 사회 전반에서 상거래가 활성화되고 노동집약 산업의 생산성이 향상됐지만 물가가 급격히 상승하고 빈부격차가 심화됐다.

북한은 임금 상승과 인플레이션 심화에 대응해 200원, 500원, 1천원, 5천원, 1만원권 등 고가 지폐를 발행했으며 1원 이하의 동전은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당했다.

또한 당국이 대외무역을 독려하면서 중국으로부터 텔레비전, 스테레오, 컴퓨터 등 값비싼 가전제품이 유입되고 있지만 수요층이 극소수에 한정돼 있어 빈부격차 체감지수가 높아지고 있다.

통일연구원의 김영윤 북한경제연구센터 소장은 “7.1조치 이후 물가는 상승했지만 국제사회의 원조가 줄고 농작물 생산도 여의치 않아 주민들의 생활은 악화됐다”면서도 “변화에 대한 적응 노력과 시장 활성화로 북한 사회는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평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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