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수해 ‘남북관계’까지 멈추나

북한이 지난달 중순 발생한 비피해를 이유로 집단체조 ’아리랑’ 공연을 중단한 데 이어 남북한이 공동으로 개최해오던 8.15축전까지 취소함으로써 남북관계가 멈춰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달 11일 부산에서 열린 제19차 장관급회담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식량 및 비료지원을 연계함으로써 회담이 합의된 일정을 채우지 못하고 결렬돼 남북 당국 간 관계는 꼬일 대로 꼬이고 말았다.

특히 북한은 남측의 조치에 반발하면서 8.15이산가족 화상상봉 행사를 취소한 데 이어 금강산 지역에서 면회소를 건설해 오던 남측 건설인력 철수를 요구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한반도 주변 정세가 급랭하면서 남북한의 당국 간 라인도 사실상 중단된 셈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8월로 예정된 8.15축전과 남측 인사들의 아리랑 공연 참관에 일말의 기대를 가졌었던 것이 사실이다.

과거에도 남북 당국 간 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민간단체들이 나서서 남북한 간의 오해를 풀고 대화 재개의 분위기를 만들었던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

특히 2004년 남한의 대규모 탈북자 입국과 고(故) 김일성 주석 추모행사에 대한 방북 불허를 내세워 북한이 남북관계를 중단시켰을 때도 국내 민간단체들은 북한과 접촉을 통해 정부 조치의 불가피성을 설득하기도 했다.

한 민간단체 관계자는 “남북 당국 간 관계가 좋을 때는 민간교류의 소중함을 잘 모르지만 당국 간 관계가 소원해졌을 때는 남북 간 민간교류가 남북관계를 이어주는 끈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비피해와 이에 대한 주민들의 복구사업 총동원으로 남북 간의 행사가 중단될 수 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제는 교류행사 보다는 대북지원을 통해 남북관계를 이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세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 상임의장은 지난달 31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북 여론이 뒤집어져 있는 상태에서 쌀과 비료를 지원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게 됐지만 어떤 식으로든 남북대화 채널이 복원돼야 한다”면서 “민간이라도 나서 당국관계가 복원될 수 있도록 동력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또 정부도 직접적인 식량 차관 제공을 제안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한적십자사 등을 이용해 수해로 어려운 북한에 손을 내밀어 보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한적은 북한이 국제기구에 지원을 요청하면 지원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북한 적십자회에 수해지원 입장을 타진해 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남북관계가 없는 상황도 아닌데 1990년대 말처럼 국제기구를 이용하는 우회적 지원방식을 채택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한적 등을 이용해 북측에 직접적으로 지원의사를 밝힘으로써 남북 간 대화의 모멘텀을 살려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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