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수해지역 주민 재조사 착수…“탈북 현황 파악 나선듯”

▲수해 발생 전 함경북도 무산군에 설치된 철조망 모습. 북한 당국은 2미터 간격으로 기둥을 세우는 등 탈북 차단에 주력해왔었다. /사진=강미진 데일리NK 기자

북한 당국이 지난 9월 발생한 북한 함경북도 수해지역에서 주민등록 재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수해로 국경지역 철조망이 유실돼 주민 탈북 사건이 다수 발생하자 이에 대한 상황파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3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그저께부터 보안서(경찰)에서 수해지역 주민들에 대한 인원파악 조사에 착수했다”면서 “행방불명이 된 주민들과 사망자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연사군에서는 이번 홍수로 없어진 사람들이 많은데, 집과 농작물 모두 건질 것이 별로 없는 일부 주민들은 아예 친척이 있는 다른 지역으로 가기도 했다”면서 “또 홍수에 떠밀려 사망했는지 아니면 탈북 했는지 생사를 알 수 없는 주민들도 많아 보안서에서 주민등록재확인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현재 다른 지역에 동거하고 있는 주민들에 대한 조사에도 나서고 있다. 인민반장들이 집집을 돌면서 인원파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망자나 실종자가 너무 많아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진단이다.

소식통은 “일부이기는 하나 가족 중에 없어진 식구의 행방도 알 수 없어서 속이 타고 있는데, 해당 보안서나 동사무소 등에서는 제대로 된 조사 없이 그냥 사망자로 분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없어진 일부 주민들이 이번 기회(홍수)를 이용해 탈북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었지만 다른 지역에 있는 친척 집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 파악되기도 했다”면서 “이처럼 이렇게 많은 사람을 제대로 파악하는 건 실제로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때문에 이번 조사는 사망자나 행불자를 파악하는 것보다는 탈북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가 더 커 보인다. 탈북을 계획한 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피신했다가 강이 얼면 탈북할 수도 있다고 판단한 당국이 주민등록 재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

소식통은 “일부 주민들은 ‘이번 홍수에 철조망이 다 떠내려갔기 때문에 보안서가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뛰어 다니고 있는 것’ ‘철조망을 다시 한다고 해도 사람들의 정신까지는 묶어두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그는 “탈북을 계획하고 있던 일부 주민들은 홍수가 난 틈을 이용하여 다른 지역으로 떠나기도 했다”면서 “이번 수해로 사망된 사람들 중에는 형체를 알 수 없는 시신도 있었기 때문에 일부 행불자가 사망자로 처리될 수도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함경북도 연사군에서는 주택 외부공사를 끝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미 땅이 얼 정도로 날씨가 추워져 내부 공사에 동원된 군인들과 건설자들이 24시간 3교대로 일을 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