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수재 ‘땔감.목탄차.다락밭’ 주범

북한의 상습적인 자연재해는 ‘땔감, 목탄차, 다락밭’ 때문이고 이는 근원적으로 에너지난과 식량난때문이므로 북한이 자연재해의 ‘연례행사’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궁극적으로 에너지난과 식량난이 해결돼야 한다고 남측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원인 = 어떤 수재에든 불가항력적인 천재지변의 측면이 있지만, 북한의 경우 산림 남벌과 이에 따른 대규모 토사 유출, 사회간접자본 노후화 등 인재가 결정적으로 피해를 키우는 것으로 대북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산림 남벌은 취사.난방용 땔감 마련과 연료난에 따른 목탄차 운행, 외화 획득을 위한 목재 수출, 식량난 해결을 위한 다락밭(계단밭) 개간 등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한마디로 경제난.에너지난.식량난에 따른 것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1976년 10월 노동당 제5기 12차 전원회의에서 ‘자연개조 5대방침’에 따라 다락밭 개간을 본격화 했으며 1990년대 중.후반 고난의 행군 시절에는 땔감 마련을 위해 무분별한 남벌이 이뤄졌다.

또 1990년대 중.후반부터 연료난이 날로 심각해지자 기존 화물차량들을 목탄차로 개조하는 사업이 대대적으로 추진됐으며, 같은 시기 북부 산악지역인 양강도, 자강도 지방에서는 외화획득을 위해 양호한 산림을 무차별 남벌했다.

북한지역 산림 복구운동을 펼치는 단체인 ‘평화의 숲’은 북한 전체 산림 750만㏊의 20여%인 160만∼200만㏊가 완전히 황폐화된 민둥산이며, 나머지 산림도 금강산과 묘향산 등 명승지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울창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했다.

평화의 숲 조민성 사무국장은 21일 북한의 산림 황폐화는 “80년대 이전까지는 다락밭 개간이 주요인이었으며 80년대 이후로는 땔감 마련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특히 수도인 평양마저 대규모 피해를 당한 것도 산림훼손에 따른 토사누적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1986년 홍수조절을 위해 건설한 서해갑문이 오히려 바다로의 토사 배출을 막아 평양시내 피해를 키운 측면이 있다”며 “서해갑문 건설 이후 대동강 하상이 5m이상 높아졌다는 분석이 있다”고 말했다.

◇처방 = 매년 되풀이되는 수재를 막기 위해서는 훼손된 산림 복구와 하천 준설이 우선적인 해결책으로 꼽히지만, 궁극적으로는 에너지난과 경제난 해결이 이뤄져야 재해를 막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지적했다.

특히 땔감을 대체할 수 있는 화석연료 등 대체 에너지 개발.공급과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사회간접자본 개선, 아궁이 개량 등 주택 개량 사업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양문수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는 “대규모 수해는 북한이 경제적으로 재해에 취약한 데 따른 것”이라며 “경제 위기가 반영된 수재는 구조적인 문제로서 간단하게 해결될 일이 아니다”고 진단했다.

그는 “나무심기를 해도 계속 땔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조림사업은 큰 효과를 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남성욱 교수는 “에너지난과 홍수침수 피해가 악순환되는 구조적인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고 김영윤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석탄을 사용할 수 있는 아궁이 보급 사업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조민성 국장은 “나무심기가 최우선이지만 이와 함께 에너지난 타개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특히 대체 에너지원을 확보하고 이를 사용할 수 있는 사회기반시설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도 1990년대 말부터 강.하천 정리사업을 적극 전개하고 2000년에는 ‘산림조성 10개년 계획’을 마련해 160만㏊에 조림사업을 벌이고 있으나, 지속된 경제난으로 인해 전반적인 사회 시스템이 재해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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