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두 달 동안 평양의 각 기업, 인민반 주민교양 자리에서 김정일의 직접 지시를 의미하는 ‘장군님 방침’이 전달되지 않았다고 평양 내부소식통이 10일 전했다.
9일 신의주에 도착한 이 소식통은 ‘데일리엔케이’와 통화에서 “이제는 장군님의 건강이 안 좋다는 소문이 평양 주민들 사이에서도 널리 퍼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소식통은 “어디가 아프다는 것을 콕 집어서 말은 못하지만, 매주 1~2개씩 내려오던 장군님의 방침이 최근 두 달 가까이 안 내려오니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무슨 일이 있는 것 아닌가’ ‘어디 아프긴 아픈 것 같다’는 등의 말이 오가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김정일의 방침이 8월 말 이후 내려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동안 김정일이 중국이나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를 제외하고 두 달 가까이 김정일의 방침이 주민교양에 등장하지 않은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소식통은 또 “당 일꾼들이 말하기를 작년에 장군님이 심장 수술을 했고, 1995년도에도 과로로 쓰러져 뇌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그 후유증으로 아파서 9∙9절 행사에도 못나왔지만 곧 떨쳐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간부들이 나에게 이런 말을 할 정도면 (김정일이) 아프다는 소리를 모를 사람 별로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소식통은 10일 노동당 창당 63주년 기념일에 평양 시민들은 대규모 군중 행사 없이 하루 휴식을 갖는 등 비교적 차분하게 보낼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평양 간부들은 이날 오전 오후 회의나 총화대회를 갖는 것으로 분주하지만 일반 주민들은 하루 휴식을 갖고 저녁에는 동 단위로 주민들이 모여 무도회를 갖는 것 외에는 특별한 행사가 계획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정주년(5∙10주년)이 되면 김일성 광장에 모여 (군중)대회라도 열지만, 올해는 평년이라 특별한 행사가 없다”며 “공장 기업소 사무원이나 노동자들은 야외에서 체육대회를 하고 일반 주민들은 밀린 개인 농사나 집안일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외부 세계가 김정일의 등장 여부를 주목하고 있지만, 정작 평양시내에서는 대규모 행사가 준비되지 않고 있는 만큼 이날 김정일의 등장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2005년 10월 노동당 창건 60주년에는 군사장비를 동원하지 않은 채 열병식과 시가행진을 벌인 바 있다. 지난해는 2일부터 진행되는 남북정상회담 관계로 중앙 차원의 행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소식통은 10일 평양에 위치한 4·25 기념회관에서 창당 63돌 중앙보고대회를 진행하거나 이마저 생략하고 노동신문 사설로 대체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