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선전화 일꾼’ 북한인권 심각성 알리러 미국行

지난해 1월, 마릴린 먼로의 몸에 김정일의 얼굴을 그려 넣은 ‘벗어라’라는 작품이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환풍구 위에서 자신의 치마가 들춰지지 않도록 부여잡은 모습에서 개방을 가까스로 막고 있는 김정일의 모습이 오버랩 됐기 때문이다.









▲탈북화가 송벽 씨는 13일 인터뷰 중 “북한인권을 말하는데 정치적 발언보다 문화적 수단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말했다./목용재 기자

탈북화가 송벽 씨의 이 작품은 오는 2월 17일부터 26일까지 미국 아틀란타 고트팜(Goat farm)에서 전시된다. 지난해 첫 개인전을 연 송 씨는 ‘벗어라’ 등의 작품을 통해 북한의 실상을 풍자적으로 표현해 국내외 언론들의 호평을 받았다. 


그는 ‘그림’을 통해 국제사회에 북한 인권의 심각성을 퍼뜨리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지난해 전시회 당시, 수집가들이 ‘벗어라’ 등을 사겠다고 제의했지만 거절한 이유다. 보다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송 씨는 13일 데일리NK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전시회를 준비하면서도 외국에 진출해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었다. 대통령이나 장관 등의 정치적 발언 보다 그림과 같은 문화적 수단이 ‘북한인권’을 알리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고 믿는다”고 자신했다.


이어 “외국에서 여는 전시회인 만큼 북한에 대한 관심을 세계적으로 촉구하는 발판이 됐으면 좋겠다”며 “북한에 평화를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희망을 피력했다.


이번 미국 전시회에서는 ‘원시부족과 장군님’ 등 새로운 작품들이 소개될 예정이다. ‘원시부족과~’는 송 씨가 김정일 사망 전에 완성한 풍자화로 원시부족이 김정일을 둘러싼 체 기이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는 작품이다.


송 씨는 “원시부족들은 자연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순수’의 결정체다. 자연스럽고, 편하다”면서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순수한 존재다. 김정일은 이미 그 순수성을 잃었는데, 그가 원시부족들의 순수함, 인간의 순수함을 되찾길 바란다는 의미에서 작품을 그렸다. 한 마디로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의미도 되겠다”고 설명했다.









▲탈북화가 송벽 씨가 ‘원시부족과 장군님’이라는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 작품은 2월17일부터 26일까지 아틀란타 고트팜에서 열리는 송벽 씨의 개인전에 전시될 예정이다./목용재 기자 

현재 송 씨는 국내에서 매니저 마이크 리 씨와 함께 전시회 준비를 조율하고 있다. 그의 전시회에 많은 이들이 발 벗고 나섰다고 한다. 우선 미국 현지에선 자원봉사자들이 송 씨의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팬페이지를 구축해 관련 영상을 만들어 홍보하고 있다.  


이밖에 데일리NK에 만평을 연재하고 있는 그레고리 펜스 씨가 아틀란타 전시장을 섭외하고 전시회에 필요한 경비를 조달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펜스 씨는 지난해 송 씨의 전시회에 감명을 받은 계기로 그와 의기투합했다.


소셜 펀딩을 활용한 자금 확보도 진행 중이다. 기부를 원하는 사람들은 송벽 씨의 홈페이지(www.songbyeok.com)를 통해 송 씨를 후원할 수 있다. 후원자들에게는 송 씨의 작품을 이용한 포스터·엽서 등이 제공된다.


마이크 리 씨는 “송벽 작가의 전시장을 잡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송 작가가 무명일 뿐더러 경험도 많지 않았다”면서 “북한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던 마이크 루코비치(Mike Luckovich) ‘아틀란타 저널’ 만평 편집장과 헐렌 김 ‘아시안 아메리칸 법률자문센터’ 수석 고문 변호사의 도움으로 전시회를 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 전시회에는 특별한 행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식전 행사에 송 씨의 작품 하나를 경매에 부쳐 수익금으로 경기도 안산의 ‘우리집’이라는 탈북 어린이 보육시설에 기부할 계획이다. 송 씨는 “관객들이 보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는 장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송 씨의 개인전이 열리는 고트팜(Goat Farm)은 아틀란타에서 가장 큰 전시 공간으로 꼽힌다. 19세기 공장으로 사용됐던 곳을 다양한 전시와 실험성이 강한 작품, 연극·음악·무용·영화 등 다양한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송 씨는 이곳 로드리게스 관에서 20여 작품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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