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최근 북한산(産) 광물 수출을 완전 차단한 가운데, 북한 중앙당 선전선동부가 돈주(신흥부유층)들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석탄 등 광물 수출이 조만간 재개될 것이라는 소문을 고의적으로 유포시키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석탄수출이 멎었다는 소식에 유통을 이끌어왔던 돈주들이 최근에 투자를 중지했다”면서 “석탄 토장(상·하차 및 저장을 하는 장소) 운영의 완전 포기까지 고민하던 돈주들은 최근 ‘석탄수출 길이 몇 달 안에 열린다’는 소문에 재투자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석탄수출 재개 소문은 주민들 사이에서 나온 이야기가 아니라 위(당국)에서 일부러 퍼트린 것”이라면서 “당 선전선동부는 ‘석탄수출이 임시 중단되었기 때문에 가격이 하락할 때 투자하여 도박패를 가져야 한다’는 여론도 조성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돈주들은 이번 사태가 절호의 기회인지, 위험한 도박인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면서 “또한 친분이 있는 중국 대방(무역업자)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정확한 정보를 입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돈주들의 투자 위축이 장기화될 경우 탄광 자체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통치자금 확보에도 차질을 빚을 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 혼란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이 악화되는 걸 차단해 보겠다는 의도를 보인 것이다.
소식통은 “(당국은) 석탄 해외판로가 막힌 상황에서 돈주들의 투자까지 사라지게 된다면 외화벌이 회사가 경영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본 것”이라면서 “이렇게 자금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그동안 쏠쏠하게 벌어들였던 ‘당 자금’ 확보도 여의치 않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또한 (당국 입장에서) 크지는 않지만 노동자들에게 배급을 못 주게 된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라면서 “시장에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도대체 무슨 일이냐’라는 혼란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민 반응에 대해 소식통은 “(곳곳에서) 차라리 수출 중단이 되고 그 석탄으로 우리들 난방 문제 해결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면서 “‘위(김정은)에서는 당 자금 마련이 급선무이기 때문에 절대 싸게는 팔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도 나온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 석탄 수출을 담당하는 외화벌이 회사는 국가가 아닌 돈주들이 투자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이런 돈주들은 탄광주변 토지, 수출항 부지를 임대한 이후 석탄 저장·유통을 할 수 있는 토장을 운영하면서 석탄 운수·수출을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평안남도 직동탄광지역에 전국각지 돈주들이 토지를 임대하여 석탄 토장을 경영하고 있으며, 이들은 외화벌이 회사에서 생산한 석탄을 달러로 구매한 후 수출업체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돈벌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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