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선수들에게 단고기나 실컷 먹여봤으면”

“선수들에게 단고기(개고기)나 한번 실컷 먹여봤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아요.”

요즘 탈북 축구인 윤명찬(57)씨는 남다른 감회에 젖어 있다.

2005동아시아연맹(EAFF)축구선수권대회 참가차 남녘 땅을 밟은 북한 선수단 때문이다.

90년대 초반 북한 축구대표팀 감독을 역임하고 북한 종합체육단축구단장까지 지냈던 윤 씨는 지난 1999년 남측으로 넘어 왔다.

이듬해부터 2001년까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경기감독관도 맡으며 남한에서도 축구인의 삶을 이어가던 윤 씨는 이후 축구계와 인연을 끊은 채 현재 대구에서 단고기전문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윤 씨는 이번 대회에서 북측 남녀 선수들 모두 선전을 펼치고 있는 모습을 TV로 빠짐없이 지켜봤다.

마음이야 생업을 제쳐놓고 경기장으로 달려가 선수들의 모습을 직접 보고 싶지만 선수단에서 껄끄러워 할까봐 그러지는 못하고 있다.

이번 주말 대구에서 열리는 마지막 경기도 TV로 지켜볼 예정이다.

윤 씨는 만만찮은 팀들을 상대로 결코 밀리지 않는 전력을 보여주고 있는 북측 선수들과 감독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1차전에서 일본을 1-0으로 꺾고, 2차전 남북대결에서는 0-0 무승부를 이끌어낸 남자 축구대표팀에 대해선 “경기를 힘껏 했다.

아무래도 남측보다는 한 수 아래인데 원래 차분한 성격의 김명성 감독이 팀 수준에 맞는 전략으로 잘 준비한 것 같다”며 “비록 비겼지만 북측이 이긴 거나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김명성 현 북한 남자대표팀 감독은 윤 씨의 후배이고 김광민 여자대표팀 감독은 윤 씨의 제자다.

윤 씨는 또 “그 동안 북측 축구가 침체돼 있었는데, 워낙 축구에 관심도 많고 힘을 쏟고 있어 수준이 많이 향상돼가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대구를 찾는 북측 선수단을 자신의 음식점으로 초대해 식사대접이라도 하지 그러느냐고 했더니 “마음이야 굴뚝같다. 북에 있을 때도 일주일에 두번씩은 선수들에게 단고기를 먹였었다”면서 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음을 아쉬워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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