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선거, 반대표만 기표소에서 기표

북한이 남한의 지방의원 선거에 해당하는 ’7.29 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앞두고 언론매체를 통해 “100% 찬성 투표”를 강조해 북한식 ’민주선거’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는 4년마다 치러지며 2003년 8월3일 선거에서는 모두 2만6천650명의 대의원이 뽑혔다.

조선중앙방송은 18일 평양시 모란봉구역의 대의원 선거준비 상황과 관련, “우리 구역 인민위원회 일군(간부)들은 구역안의 공장들과 동인민반들에 나가 모든 근로자들과 주민들이 이번 선거에 100% 참가해서 찬성투표함으로써 우리의 혁명 주권을 더욱 반석같이 다지도록 하기 위한 사상교양사업을 짜고들어 진행하고 있다”는 정철 모란봉구역 인민위원회 부장의 말을 전했다.

중앙방송은 또 조선노동당출판사의 선거 포스터 제작 소식을 전하면서 “온 나라가 들끓고 있는 격동적인 시기를 반영하기 위한 선전화 ’모두가 찬성투표 하자’를 창작했다”며 “선군조선의 공민된 영예와 행복이 한껏 어려있는 얼굴로 찬성의 한표를 바치는 선거자가 화려한 명절 옷차림을 하고 꽹과리와 북을 울리는 사람들과 공화국 깃발을 배경으로 그려져 있다”는 이 출판사 박철연 부장의 설명을 소개했다.

조선중앙TV도 지난 14일 ’찬성투표 선전화 창작’ 소식을 전하며 “우리 인민정권의 강화발전을 위해 선거에 한 사람같이 참가해서 애국의 한표, 찬성의 한표를 바침으로써 장군님(김정일)의 두리(주위)에 일심단결된 … 인민의 철석같은 신념과 의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단일 후보가 나와 찬반투표로 진행되는 선거에서 찬성표 ’바치기’를 ’공민된 영예와 행복’으로 선전함으로써 사실상 찬성을 강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2004년 입국한 한 탈북자는 “언론 매체의 선전 이외에도 선거 일자가 확정되면 가장 말단 주민 조직인 인민반이나 각 사회단체, 기관별로 찬성투표를 독려하는 행사들도 열린다”면서 “투표 불참시 생활 총화(결산 평가)에서 비판을 받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투표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표장에서도 찬성 투표를 할 경우에는 투표 용지를 투표함에 그냥 넣고, 반대할 경우에만 기표소에 들어가 반대 의사를 표하게 돼 있어 주민들이 반대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며 “100% 찬성이 빈말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조선중앙통신은 2003년 8월 인민회의 대의원선거 이튿날 “선거자 명부에 등록된 전체 선거자의 99.9%가 참가했으며 투표에 참가한 선거자의 100%가 모든 선거구에 등록된 후보자에게 찬성표를 던졌다”고 보도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