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서 추석이면 과자선물 인기…“상차림용 포장 과자도 구매”

▲북한 시장에서 개개씩 포장돼 판매되고 있는 과자. /사진=강미진 데일리NK 기자

진행 : 이제 며칠 후면 민족최대의 명절 추석인데요. 주말에는 벌써부터 성묘를 가는 차들로 고속도로가 밀리고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보낼 선물을 구입하는 손길도 바빠지고 있습니다. 한민족의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보내게 될지 강미진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 네 추석이 한 주 앞으로 성큼 다가왔네요, 한해 시작이 엊그제인 것 같은데 세월 참 빠르기도 하죠, 이런 말은 북한 주민들에게서도 흔히 듣는 말입니다. 모든 것이 풍족한 한국에서도 명절이면 장을 보는 것에 부담을 가지는 주민들이 많죠, 경제적으로 부족함이 많은 북한 주민들은 여기보다 더한 어려움 속에서 추석을 맞게 된답니다. 오늘 시간에는 추석명절을 맞는 북한 주민들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 나눠볼까 합니다.

진행 : 한국과 북한의 추석 문화가 얼마나 다를지 궁금한데요. 어떤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요?

기자 : 우리 민족은 추석이면 고향을 찾아 조상님들에게 제사도 지내고 부모님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인사도 전하고 용돈도 드리고 그러죠, 북한에서도 이런 전통적인 문화는 여전히 이어져오고 있는데요, 다만 부모님에게 용돈을 드리는 문화는 일반화 되어 있지 않답니다.

그래선지 집안 친척들이 모이면 아이들에게도 골고루 용돈을 주는 한국과 달리 북한에서는 아이들에게는 사탕 몇 알씩 혹은 다른 간식이라든가 양말을 선물로 주는 가정들이 있다고 합니다. 어제 저녁 통화를 한 북한 주민도 추석인데 언니 오빠네 아이들이 오게 되면 줄 것이 없어서 집에서 과자를 좀 만들어놨는데 그것도 적은 양이어서 금세 없어질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주변의 매대집들을 방문하거나 시장입구에서 장사를 하는 주민들에게서 간식거리를 사기도 하지만 추석날이면 대부분 산에 가기 때문에 정작 구매가 어려울 때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주민들의 이런 속사정을 잘 파악한 일부 장사꾼들은 새벽에 산소에 가서 제사를 지내고 낮 시간에는 장사활동을 하기도 한다고 하네요.

진행 : 북한에서는 추석 때 민족의 대이동을 볼 수 없다고 하는 이야기를 흔히들 하는데요, 그럼에도 추석이면 가족들이 다 모일 수 있는 건가요?

기자 : 네, 북한에서는 민족의 대이동이라는 말 자체가 없다고 할 정도로 민족명절 때 주민들의 이동이 없습니다. 그만큼 이동에 대한 자유로움이 없고 또 갈 수 있는 조건이라고 해도 경제적인 사정 등으로 포기하는 주민들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리고 특히 북한 주민들은 주거 이전의 자유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 가정들은 고향에서 혹은 고향근처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추석 때면 고향에 모이는 것은 그리 힘든 일은 아닙니다.

주민들에게 걱정거리는 어쩌다 고향에 온 가족들과 친척들에게 풍족하고 맛난 음식을 마음껏 대접하고 싶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특히 아이들이 많이 있는 가정들에서는 명절 날 아이들의 간식거리로 걱정이 있다고 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한 여성은 지난해에도 추석 날 집 가까운데 위치한 장마당에서 솜사탕 장사를 하는 장사꾼이 있어서 명절 날 큰돈 들이지 않고 솜사탕으로 아이들에게 인심을 썼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 말을 들으면서 늘 사탕과자 뿐 아니라 초콜릿과 젤리 등 다양한 간식거리들과 여러 과일들을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한국아이들에 비해 북한 아이들의 명절날은 즐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제 통화를 했던 북한 주민은 시장에서 이번 추석 때 아이들 간식을 사는 데만 1만 원 정도를 소비해야 될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진행 : 최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북한 내 시장도 얼어붙었을 것 같은데, 최근 시장동향은 어떤가요?

기자 : 북한은 해마다 시기별로 시장물가 변동이 있어왔는데요, 시기적 요인으로 물가가 오르거나 내리기를 반복하기도 하고 또 시기별로 제기되는 여러 외부적인 요인들이나 내부의 상황 등으로 시장물가가 출렁이곤 했었습니다. 올해는 연이은 강력한 대북제재가 시행되고 있어 북한 내 시장들의 물가도 불안정한 상태라고 합니다. 거기다 최근에는 추석을 맞는 시기여서 물가들이 더 오르고 있다고 북한 주민은 전했습니다.

현재 가을임에도 불구하고 양강도 시장에서 감자 1kg은 1000원을 하고 있어서 추석 장을 봐야 하는 주민들의 걱정이 많다고 하네요, 그래선지 일부 가정들에서는 아이들 간식거리를 집에서 만드는 것으로 비용절약을 하고 있고 또 일부가정들에서는 개인장사꾼들이 만들어 파는 과자나 사탕을 구매하기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잘 사는 집 아이들은 과자도 개개씩(하나씩) 포장한 과자를 사서 먹는다고 하는데요, 북한 주민이 양강도의 대부분 시장들에서 판매되고 있는 토마토과자, 홍당무우과자, 리진과자, 우유겹과자, 비타민과자 등 다양한 종류의 겹 과자들을 사진으로 보내왔는데요, 한 포장에 겹 과자 한 개씩 들어 있더라고요, 소식통에 따르면 돈주들이나 간부집들이 주 고객이라고 하네요. 일반 과정들에서도 상차림용으로 조금씩 구매하기는 하지만 요즘처럼 식량가격이 비쌀 때 고급과자를 사서 먹을 수 있는 가정들은 제한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반 개인가공 당과류들이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진행 : 한국에서는 대체로 상품 가격이 다 균일하게 정해지는데요. 그런데  북한 시장에서는 같은 상품이어도 판매되는 지역에 따라 가격도 달라진다면서요?

기자 : 네, 이 질문에 북한 주민이 전했던 웃지 못 할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학교에서 모범생으로 뽑혀 평양견학을 갔던 딸애가 자기고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솜사탕을 사먹으려다 “평양보다 솜사탕의 크기가 작다”고 말했다고 하는데요, 구매를 꺼리면서 서 있는 학생에게 장사꾼은 “여기 솜사탕이 작다고 평양가서 솜사탕을 사오겠나, 평양까지 가는데 드는 돈으로 1년 솜사탕을 사먹겠다”는 말을 하더라는 거예요, 아마 솜사탕을 사려는 학생이 마음에 상처를 입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탕을 사려는 아이들이 말은 그렇게 해도 어쩔 수 없이 구매를 해야 한다는 것을 장사꾼들이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진행 : 사탕의 경우에도 지역별 가격이 다르군요?

기자 : 네, 북한 전역에서 판매되고 있는 각종 사탕 뿐 아니라, 과자들의 가격도 조금씩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우선 생산지인 평양이 조금 싸게 팔리고 있고 지방에서도 도시와 농촌에서의 가격도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가격차가 심하면 판매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적당한 가격으로 판매하려고 한다네요, 보통 평양시에서 생산이 되기 때문에 일부 주민들은 평양에서 구매하면 더 싸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정작 구매를 해보니 지방에서보다 더 비싸게 판매될 때도 있다는 것이죠.

아마도 생산지이기 때문에 도매꾼들이 모여들다보니 더 비싸게 팔릴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신의주의 한 장사꾼은 공장과 직접 연결하여 받으면 평양에서보다 훨씬 싸게 판매할 수도 있어서 수완 좋은 장사꾼들은 직접거래를 주로 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 : 추석을 앞두고 한국 주민들은 추석 장보기에 바쁜데 북한 주민들도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을 이야기를 나누면서 실감했습니다. 또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좋은 것을 많이 먹이려는 부모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북한 주민들 모두 올해 추석은 더 즐겁게 보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봤습니다. 마지막으로 북한 시장에서의 물가동향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 네.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시장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 6100원, 신의주 6085원, 혜산 61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옥수수는 1kg당 평양 2390원, 신의주 2310원, 혜산은 27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대부분 북한 내부 소식통들은 전국의 시장들에서는 하루에도 물가변동이 심하다고 전했습니다.

다음은 환율 정보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100원, 신의주는 8125원, 혜산 8240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 1220원, 신의주 1230원, 혜산은 126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5000원, 신의주는 14700원, 혜산 15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휘발유 가격입니다. 대부분 생필품들의 가격이 오르고 있는 반면에 휘발유와 디젤유 가격은 지난달 초보다 3000원 가량 하락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휘발유는 1kg당 평양 17800원, 신의주 18000원, 혜산 18090원으로 판매되고 있고 디젤유는 1kg당 평양 12580원, 신의주 12870원, 혜산 13266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