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서 체포 북파공작원 실체 드러날까

대한민국 HID 북파공작원.유족동지회가 4일 북측에서 체포된 것으로 추정되는 북파공작원 41명의 명단을 전격 공개함에 따라 그간 비밀 아닌 비밀로 치부됐던 북파공작원 체포자의 실체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특히 북파공작원 체포자는 지난달 23일 남북 적십자측이 생사확인을 협의키로 합의한 ‘전쟁시기 이후 생사를 알 수 없게 된 사람’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군포로.납북자에 이어 새로운 인도주의 현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북파공작원 체포자 문제는 김성호 전 민주당 의원이 2000년 11월 “군당국에서 50년대 북파된 공작원 5천500여 명 중 77명을 피포자(체포자)로 분류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처음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어 김 전 의원은 2002년 10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6월부터 남북이 공식적으로 무장간첩 파견 등 적대행위 중단에 합의했던 7.4 남북공동성명 직전까지 남측이 보낸 북파공작원 중 130명이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또 1960년대 후반 남파공작원으로 활동하다 전향한 박창규(64.가명)씨는 2000년 10월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59∼61년 함경북도 제3노동교양소에서 생활하던 중 20대 초반의 북파공작원 2명과 함께 두만강변 철도보수 공사에 투입된 적이 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남측에 생존해 있는 한 전직 북파공작원은 “전향을 거부한 경우에는 처형됐을 가능성이 크지만 파괴나 암살 임무를 수행하지 않고 단순 첩보수집 활동을 하다 체포된 공작원은 북측 법에 따라 처벌을 받고 나서 아직 살아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 및 증언은 북측에서 체포된 북파공작원의 상당수가 아직까지 생존해 있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부는 북파공작원 피포자의 실체를 공식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는 북파공작원의 체포를 인정하는 것 자체가 정전협정 위반을 스스로 시인하는 셈이 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북측은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를 통해 꾸준히 북파공작원 체포를 주장하고 유엔사측을 상대로 정전협정 위반을 추궁해왔던 것으로 최근 공개된 군정위 회의록을 통해 확인되기도 했다.

거꾸로 남측도 남파공작원의 체포 및 어부 납북 사건을 거론하면서 북측을 상대로 정전협정 위반을 강력히 항의했지만 양측 모두 무장공작원 파견을 강력히 부인하면서 치열한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군정위 본회의가 열릴 때마다 양측이 판문점 회의장 주변에 무장간첩의 시신이나 유류품 등을 진열해 놓고 장외 공방을 벌이는 장면도 1970년대 초반까지 판문점에서는 낯설지 않은 풍경이었다고 전해진다.

하태준 대한민국 HID 북파공작원.유족동지회 회장은 “지금이라도 정부가 잘못된 과거사를 바로 잡고 북파공작원들의 영령과 유족에게 진실로 참회한다는 마음으로 피포자들의 소재 파악 및 송환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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