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서 짝퉁 한국산 샴푸도 없어서 못 팔아”

진행 : 매주 수요일 북한 경제 상황을 알아보는 ‘장마당 동향’ 시간입니다. 6일 이 시간에도 강미진 기자와 함께 북한 장마당 상황 알아볼 텐데요. 먼저 ‘한 주간 북한 장마당 정보’ 듣고강 기자 모시겠습니다.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북한 장마당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인데요, 대부분 지역에서 400~500원가량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평양에서는 1kg당 5019원, 신의주 5055원, 혜산은 5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옥수수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은 1980원, 신의주 2110원, 혜산 24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190원, 신의주 8260원, 혜산은 8250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은 1320원, 신의주 1330원, 혜산 13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0560원, 신의주 10650원, 혜산 10500원, 휘발유는 1kg당 평양 7000원, 신의주 7000원, 혜산에서는 7100원, 디젤유는 1kg당 평양 5150원, 신의주 5200원, 혜산은 505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 주간 북한 장마당 동향’이었습니다.

1. 네 지금까지 북한 장마당 물가를 들어 봤습니다. 오늘 장마당시간에는 어떤 새로운 소식들이 전해질지 벌써부터 마음이 들뜨네요. 최근 북한 장마당 소식을 취재한 강미진 기자와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강 기자 양력 설 명절을 보낸 북한 주민들의 장마당 상황은 어떤가요?

네, 통상적으로 북한 장마당에서는 새해 설명절을 보낸 이후 대략 한 달여 가까이 장사가 안 되는데요, 해마다 이러한 상황은 비슷하게 반복되는데요, 아마 1월 1일을 쇤 직후이고 새해에 들어서면서 퇴비전투를 하느라 대부분 주민들이 구매에 주춤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사는 지속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 이 시간에는 한국산에 열광하는 주민들의 심리를 이용한 모조품 한국산이 팔리고 있다는 이야기 먼저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다음은 이전에는 평양의 고급간부들만 맛볼 수 있었던 귤과 파인애플 등 남방과일들이 장마당 과일 매대에 한자리 차지하고 있어서 일반 주민들도 남방과일이라고 불리는 귤을 맛볼 수 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2. 북한 시장에서 한국 모조품이 팔리고 있다는 소식을 심심찮게 들어왔는데 지금도 여전하네요, 최근에 팔리는 모조품 한국산은 어떤 것이 있나요?

네, 먼저 샴푸인데요, 이름은 하나로입니다. 이름만 들어서는 한국산과 같을지는 파악이 되지 않는데요, 주민들은 한국산이라고 하니까 좋던 나쁘던 중국산보다 낫겠지라며 구매하고 있다고 합니다. 가격도 두 가지라고 하더라구요. 작은 것은 6500원을 하고 큰 통은 9만 원 정도를 한다고 합니다.

문제는 진짜 한국산인지 모조품인지 잘 모르지만 샴푸에 대한 주민들의 구매열풍이 만만치 않다는 것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한 여성도 한국산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머리를 감으면 윤기도 나고 머릿결이 좋아져서 여성들이라면 너도나도 한국산 샴푸를 쓰려고 하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한국산을 좋아하는 주민들의 마음은 이해가 가면서도 한국산도 아닌 모조품 한국산을 팔고 있는 주민들이 더 안쓰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전에 세제와 세수비누로 머리를 감았던 북한 주민들이 모조품이라고 할지라도 샴푸로 머리를 감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은 조금 가볍기도 했습니다.

3. 북한 주민들이 샴푸가 없이 세수 비누로 머리를 감았다구요? 머리카락의 영양상태가 아주 좋지 않을 것 같은데요. 샴푸가 없어서 세수 비누를 사용하는건가요?

네, 북한 주민들은 오랫동안 샴푸를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북한 장마당에 샴푸가 들어간 것이 2009년인가 10년 그 때 부터가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2007년 봄에 제가 중국에 있는 친척의 방문으로 받게 된 샴푸가 있었는데 이름은 잘 모르고 사용을 했었거든요, 처음엔 사용할 줄 몰라서 아주 조금 꺼내서 물에 타서 머리를 감으려고 했는데 거품이 잘 안 나는 거에요, 그래서 다시 머리에 문질러서 머리를 감는 일도 있었거든요.

저의 집에 놀러왔던 친구들은 무슨 구두약 같은 것으로 머리를 감느냐고 하더니 다 감은 다음 머릿결이 좋아지는 것을 보더니 부럽다 물 건너온 것을 가지고 머리를 감으니 부럽다고 말하기도 했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안쓰러운 생각도 들지만 그 당시엔 어께가 으쓱해서 친구들에게 돋보이려고 했던 것 같아요. 이 방송을 빌어 저의 친구들에게 미안했다는 말도 하고 싶네요. 지금은 아마 장마당에서 구매해서 샴푸로 머리를 감고 있을 친구들, 또 마을 사람들의 밝은 얼굴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4. 북한 주민들이 이전처럼 세수 비누에 머리를 감지 않아도 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북한 장마당에 남방과일로 불린다는 귤이 등장했다고 하는데 관련 이야기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네, 저는 귤을 80년대 초에 처음 맛을 봤는데요, 더운 나라에서 생산된다는 남방과일인 귤을 처음 먹어보는 것이 신기하기도 해서 껍질을 오래 동안 보관하기까지 했었구요, 친구들에게 자랑도 했었어요. 한국에서는 귤 하나 먹어본 것이 무슨 대수냐 하겠지만 과일을 먹기 어려운 북한의 북부지역에서 귤을 먹어봤다는 자체가 부의 상징이기도 했답니다. 아마 이 방송을 듣고 계시는 북한 주민들도 ‘그렇지 그렇지’하시며 고개를 끄덕이실 것 같은데요, 지금은 장마당에 귤이 나와 있으니까 사서 먹으면 되겠지만 2010년 이전에는 보기 드물었다는 것이 탈북민들의 말입니다.

5. 북한에서 생산을 하지 않는 귤이 장마당에 있다는 것은 외국에서 수입을 해 들여간다는 것 아닌가요?

북한 국경지역의 장마당을 비롯하여 전국의 장마당에는 중국산이 넘쳐나고 있는데요, 아마 귤도 중국을 통해 들여갔을 것 같네요. 그리고 무역을 통해서 다른 나라에서 들여갈 수도 있겠네요, 문제는 어디서 들여왔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남방과일인 귤을 구매해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저는 과일을 좋아하다보니 어렸을 때 친척이 보내온 사과를 먹으면서 아버지에게 이 사과 씨를 집앞에 심으면 정말 사과가 달릴까요라고 했더니 저의 아버지께서 우리가 사는 양강도에서는 날씨가 추워서 배추도 잘 안되는데 어떻게 사과나무가 자라겠냐라고 하셨어요.

어렸을 때 공상으로 생각했던 생각이었구요, 그 정도로 북한 양강도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은 과일을 흔하게 먹을 수 없기 때문에 과일가격도 비싸거든요. 그런데 장마당이 자리 잡기 시작한 2000년대부터는 각종 물건들이 장마당에 다 진열되어 있어서 돈만 있으면 구매가 됐었습니다. 그러나 귤과 같은 것은 그리 흔치 않았습니다. 제가 북한에 있었던 2008년에도 귤은 없었거든요. 그러고 보니 북한의 무역도 활성화되고 있어 난방 과일이 북한으로 많이 들어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6. 북한 주민들이 장마당을 이용하여 지난 시기에는 먹어볼 수 있다고 생각도 못했던 귤과 같은 남방과일들을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입가에 웃음이 비낍니다. 또 다른 남방과일도 있다구요?

네, 파인애플인데요, 한국에서도 한때는 최고로 귀한 과일이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런 파인애플이 지금 북한 장마당에서 당당히 자리잡고 있는데요, 주민들은 남방과일이 있어서 좋다고는 하면서도 일상적인 구매는 못하고 주로 결혼식을 하거나 생일, 회갑 등 가정의 소대사가 있을때 구입한다고 합니다. 특히 아이들의 등산이나 생일 때 최고의 과일로 꼽힌다고 합니다. 사람들마다 서로의 입맛이 달라 먹는 기분은 다르겠지만 흔치 않는 남방과일을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주민들은 마음이 부자처럼 넉넉해지기도 한다고 합니다. 웃을 수 없는 이야기가 하나 있는데요, 제가 한국에 정착하여 탈북민 조사기관에 머물고 있을 때인데요, 매일 간식으로 초코파이도 주고 바나나도 주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바나나를 간식으로 타게 됐었어요, 21살 된 한 아가씨가 바나나를 껍질 채 한입을 물더니 손에 쥐고 있는 바나나를 한참 들여다보는 것이었어요, 저는 단번에 알아 봤어요 아 이 친구가 바나나를 처음 먹어보는구나하고 말이죠. 사실 북한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바나나를 먹어볼 수 있을 정도로 생활형편이 좋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는 그 친구의 행동을 다른 친구들이 볼까 얼른 다가가 바나나 껍질을 벗겨줬거든요. 그 친구는 얼굴이 빨개지면서도 입안에 껍질 채 베문 바나나도 다 삼켰더라구요. 정말 웃지 못할 이야기이지만 북한 주민들도 맛 있는 과일을 마음껏 먹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7. 북한 주민들이 최고의 과일이라고 남방과일들을 먹고 싶을 때는 늘 구매해서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북한 시장들에서 팔리고 있는 귤이나 바나나 파인애플 가격들이 궁금하네요.

네, 전국의 모든 시장들의 가격을 다 설명하자면 시간이 많이 걸리겠죠, 일단 현재 파악된 장마당이 함경북도 청진시장이니까 청진 가격을 설명드린다면 귤 1kg에 북한 돈 13500원이라고 합니다. 맛도 있고 싱싱한 것은 19000원까지 한다고 하는데요, 아마도 이렇게 비싼 것은 간부들이나 돈주들이 주로 고객이겠죠. 그리고 바나나는 한 개에 2500원이라고 하는데 아이들이 잘 사서 먹는다고 합니다. 파인애플은 평상시에는 잘 팔리지 않지만 가을 결혼식이나 회갑 등이 있을 때는 정말로 불티나게 잘 팔린다고 하더라구요. 파인애플 가격은 한 개당 11000원 정도라고 합니다. 지금 이 시간도 새해 퇴비과제로 새벽부터 일어나 종일 허리 펼 새 없이 일하고 계실 북한 주민 여러분 저의 국민통일 방송을 청취해주시는 데 대해 다시한번 감사 인사드리며, 올 한해도 건강하시길 바라면서 저는 다음 주에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