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서 여전히 아동학대 일어나지만…상황 일부 진전되기도”

성통만사 '북한 아동학대 보고서' 발간…출생시기 늦어질수록 학대 경험 응답률 감소세

평양고아원
북한 평양에 위치한 고아원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 내에서 여전히 아동에 대한 신체적 학대가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지만, 아동폭력이 만연했던 사회적 상황이 일부 진전되는 추세도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인권단체 ‘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성통만사)은 27일 ‘벗어날 수 없는 폭력 2019’라는 제목의 북한 아동학대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2월 탈북민 1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북한 내 아동학대 실태 관련 설문조사를 토대로 작성됐다.

보고서는 먼저 “인터뷰에 응한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은 아동학대를 경험했다고 대답했으며, 그들 중 85%는 신체적 학대를 경험했다고 답했다”면서 “신체적 학대는 어른이 아이에게, 혹은 아이가 아이에게 가하는 등의 다양한 형태가 있고 더욱이 이러한 학대는 가정뿐만 아니라 길거리, 학교, 각종 기관들과 공공장소에서 일어나기도 한다”고 밝혔다.

특히 보고서는 “북한 내 만연한 폭력 문화가 아동학대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북한 당국은 아동권리협약 및 기타 국제조약의 회원국임에도 불구하고 그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어, 아이들을 학대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데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다만 보고서는 “몇몇 탈북민은 폭력적인 사회적 상황에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음을 증언했다”며 이번 조사에서 북한 내부의 긍정적인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요소들이 발견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출생년도를 기준으로 총 4개의 그룹으로 나눠 조사했는데, 출생시기가 늦어질수록 신체적 학대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실제 1949∼1964년에 출생한 응답자의 70%가 ‘신체적 학대를 경험해 보았다’고 답했으나, 1965∼1980년 출생자는 49%, 1981∼1996년 출생자는 39%, 1997∼2013년 출생자는 19%만이 학대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이와 관련해 교사 출신인 한 응답자는 “2000년대에 들어서는 학교에서의 체벌이 흔하지 않았다”고 증언했고, 또 다른 교사 출신 응답자도 “교사들 사이에서 아동을 때리지 말자고 이야기했고, 몇몇 교사들은 실제로 아이들을 때리고 난 후에 자격이 박탈당했다”고 설명했다.

응답자들은 이 같은 추세가 나타나게 된 배경과 관련해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부모들은 한 명뿐인 귀중한 아이가 맞는 것을 더는 용납하지 않는다. 따라서 부모들은 정부(북한 당국)에 폭력을 사용하는 선생을 처벌할 것을 요구하기 시작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아울러 또 다른 응답자는 “90년대 후반에 정부가 서서히 사람들 간의 물질적 거래를 허용하기 시작하면서 금전의 중요성이 증대했으며, 이에 따라 돈이 폭력의 문제와 얽히게 됐다”며 “아이가 다른 아이들이나 교사들에 의해 맞았을 경우 금전적인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돈의 가치가 상승한 것이 신체적 학대 등 물리적인 폭력이 줄어드는 데 영향을 끼쳤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보고서는 “부유한 집안의 아이들은 교사와 당국에 돈을 주며 신체적 학대를 피할 수 있지만 가난한 아이들은 여전히 신체적 학대의 피해자가 되고 있기 때문에 돈에 대한 중요성 증가는 이런 차별의 기반을 오히려 강화시키고 있다”면서 “증언과 조사 결과가 신체적 학대가 감소하는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하고 있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밖에 이번 보고서에는 북한 내에서 여전히 아동에 대한 성적·정신적 학대와 관련한 탈북민들의 증언 내용도 담겼다.

성통만사는 보고서에서 “북한에서 일어나는 광범위한 아동 학대는 북한 당국에 책임이 있다는 점이 강조돼야 한다”면서 북한 당국이 아동의 존엄성 보장을 촉진하고 이들이 완전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아동 보호에 대한 실질적인 조치를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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