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서 광범위한 인권침해 지속”

국제앰네스티(AI.국제사면위원회)는 2일 북한 주민의 절반 이상이 극심한 식량 부족에 시달리는 등 북한에서 광범위한 인권침해가 계속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연례보고서를 발표했다.

앰네스티는 지난달 28일 보고서를 공개했으나 한국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발표가 미뤄졌다.

앰네스티는 전세계 160개 국가에 80개 지부를 둔 세계 최대 규모의 인권단체로, 이번 보고서에는 157개국의 인권 현황이 담겨 있다.

◇ 북한 인권침해 우려 = 연례보고서는 북한의 식량부족과 강제송환자들의 수감생활 문제, 정치적 동기의 구금과 사형,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는 상황 등을 거론하며 광범위한 인권 침해가 계속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지난해 6월 세계식량계획과 식량농업기구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 가구의 4분의 3 가량에서 식량 섭취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런 사태에도 경색된 남북관계 탓에 북한 정부는 한국에 지원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정치 탄압이나 경제적인 이유로 수천 명이 중국 국경을 넘었으며, 강제송환된 이들은 최대 3년까지 수용소 생활을 하며 고문이나 학대를 당해야 한다고 폭로했다. 여전히 자행되는 공개처형 문제도 거론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북한이 강제실종 사실을 인정하진 않고 있지만 지난해 8월 1970년대 이후 `실종’된 몇몇 일본인에 대한 생사 여부와 소재 파악을 위한 재조사에는 합의했다고 전했다.

◇ 촛불집회 공권력 과용 = 보고서는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를 벌였던 시위자들을 해산하는 과정에서 공권력의 과도한 사용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한국방송, YTN, 아리랑TV 등의 사장을 현 정부 지지자들로 교체했다”고 주장하고 이를 언론 독립이 침해된 상황으로 규정했다.

이주노동자의 인권에 대해서는 “계속되는 단속과 체포 과정에서 잔혹하고 비인도적이거나 굴욕적인 대우를 당하는 사건이 점점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2008년 말 기준으로 한국에 58명의 사형수가 있다고 전하며 “한국의 비공식적 사형집행 유예는 계속되고 있으며, 사형제 폐지를 위한 새로운 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라고 소개했다.

◇ “인권에 투자해야” = 앰네스티는 세계적인 불황이 식량과 일자리 부족, 인종차별, 외국인 혐오, 폭력 등 인권 위기로 이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예상했다.

아이린 칸 앰네스티 사무총장은 “기후 변화나 세계 경제 침체의 책임은 대부분 부유한 이들에게 있지만, 그 최악의 결과를 감당해야 하는 것은 가난한 이들”이라며 “각국 정부는 경제성장 못지않게 인권에도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지도자들에게 압력을 가하려면 평범한 사람들의 힘이 필요하다”며 “`존엄을 요구한다’라는 가치 아래 새 캠페인을 벌여 인권침해에 대한 각국 지도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