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서 공개총살 선고받은 형님 구명 ‘삼만리’

“형님은 북한체제에 충실했고 혼신의 힘을 다해 묵묵히 봉임했습니다. 단지 기독교를 접했다는 이유만으로 공개총살형을 선고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받아들일 수 없는 일입니다.”

탈북해 중국에서 기독교를 접하고 북한 소식을 먼저 탈북해 남한에 사는 동생에게 알려주었다는 혐의로 ’민족반역자’로 지목돼 공개총살형을 선고받은 손정남(49)씨와 손씨의 구명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는 동생 정훈(43)씨.

정훈씨는 작년 3월, 탈북했다가 북한으로 자진해서 돌아간 형이 스파이 혐의로 공개총살형을 선고받았다는 소식을 접한 이후 미국과 유럽 의회 관계자들을 찾아 형의 석방을 위한 지원을 호소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도 탄원하는 등 눈물겨운 구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 미 의회에서 구명활동을 벌이고 귀국한 정훈씨는 19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북한 당국은 형이 나에게 고급정보를 알려줘 스파이 혐의로 연행했다는데, 형에게서 가치있는 정보를 전혀 듣지 못했다”면서 “형은 단지 인생의 좌절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기독교를 접하고 성경책을 읽은 죄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형 정남씨는 북한에서 경호부대에 근무하다 제대한 후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등 ’핵심계층’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90년대 후반 초등학교 교사인 부인이 학생들의 굶주림을 보고 체제비판적인 말을 했다는 이유로 임신 8개월의 몸으로 끌려가 고문당한 끝에 유산했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민원을 냈으나 묵살당하자 98년 1월 탈북했고, 탈북 후 3개월여만에 부인은 고문 후유증으로 사망했다.

그후 정남씨는 2001년 4월 선교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붙잡혀 북송돼 3년간 혹독한 고문을 당했으며, 친척들의 보증으로 석방된 뒤 2004년 5월 다시 탈북했다가 다음달 자발적으로 북한에 들어간 뒤 민족반역자 취급을 당했다는 것이다.

동생 정훈씨는 형이 작년 8월 국가보위부 수용소에서 인민군 보위사령부 수용소로 옮겨졌다는 소식을 들은 이후엔 생사가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정훈씨는 “당시 영국과 유럽의회가 적극 나서 형의 석방을 촉구했다”면서 “북한은 국제사회의 압박대문에 공개총살을 연기한 것이 아니라, 공개총살형을 선고한 것이 국제사회에 노출됐기 때문에 총살집행을 연기하고 수감 장소를 옮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훈씨의 구명노력에 힘입어 최근 톰 랜토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이 정남씨의 석방을 호소하는 서한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냈으며, 미국 상원의원들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에게 구명 촉구 서한을 발송했다.

또 작년 6월에는 유럽의회가 북한인권결의안을 통과시키면서 정남씨의 생사확인 및 사형집행 중지를 촉구했다. 작년 4월 국가인권위원회에도 구명 진정서를 냈으나 “현실적으로 인권위의 조사영역에서 벗어난다”는 이유로 각하됐다.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국장으로 활동하는 정훈씨는 “앞으로도 모든 수단을 동원해 형의 구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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