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상봉센터 현금 40만달러 첫 지원 배경

지난 9∼10일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적십자 실무접촉에서 남측이 이달 말부터 북한 이산가족 화상상봉센터 건설을 지원하기로 합의하면서 이례적으로 현금을 지원목록에 포함시켜 그 배경이 관심이다.

그동안 이산가족 대면상봉행사 등에서 교통비 등 일부 실비를 북측에 현금으로 지급한 적은 있지만 공식 합의를 통해 남측 정부가 북측에 현금을 지원한 선례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 실무접촉에서 남측은 상봉센터 건설에 필요한 설비 자재(31억원 상당)와 함께 차량(버스 10대, 승용차 6대)과 일부 물품 구입 비용으로 현금 40만 달러를 제공하기로 했다.

지원결정은 북측이 남측의 요구대로 이산가족 화상상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센터를 설립해야 한다며 관련 물자 지원을 요청한 데 따른 것으로, 이미 작년 6월 지원방침이 결정됐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화상상봉 행사가 중단되면서 이행되지 않다가 이번 접촉에서 지원 시점에 합의한 것이다.

현금지원에 합의한 것과 관련, 통일부는 화상상봉센터 운영에 필수적인 LCD 모니터와 컴퓨터를 비롯한 각종 장비가 미국 국내법인 수출관리규정(EAR)에 저촉돼 직접 지원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AR은 미국이 지정한 북한을 비롯한 테러지원국에 미국의 장비나 기술이 10% 이상 포함된 물자의 반출을 금지하고 있는데 LCD 모니터와 컴퓨터 등도 여기에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미국의 승인을 받으면 저촉 물자라도 지원할 수 있지만 개성공단 등과 달리 최종 사용자가 북측인데다 시간도 만만치않게 걸려 정부는 우회로를 선택, 현금을 지원해 북한이 이 돈으로 중국 등을 통해 관련 물자를 구입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통일부는 편법지원이라는 일각의 지적을 의식한 듯, 이산가족 화상상봉 행사를 확대.정례화한다는 인도적 차원에서 결정된 고육지책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특히 북측이 용도에 맞게 지원 물자 및 현금을 사용했는 지 점검한다는 데 남북이 합의함으로써 용도외 사용 가능성도 사실상 배제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작년 6월 서명된 합의문에는 `북측은 남측이 제공한 차량, 물품구입 비용, 설비자재의 구체적 사용내역을 남측에 통보하며 남측 인원의 화상상봉센터 현장 방문을 보장한다’고 돼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지원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이산가족 화상상봉 확대를 전제로 결정됐다”면서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지원 물자 및 비용이 적절하게 사용됐는 지를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측은 그동안 화상상봉행사를 위해 평양 고려호텔의 일부 공간을 임대 사용해 왔으며 현재 평양시내 한 건물의 일부를 상봉센터로 활용하기 위해 공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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