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사람 南시민 만들기’ 양영창씨

“2까지 밖에 모르는 사람에게 6, 7부터 알아야 한다고 하고, 젖먹이 아기한테 밥 먹어라 하는 경우가 많다”

탈북자(새터민) 정착교육을 시키는 민간 교육기관인 자유시민대학 양영창(48) 학생처장은 1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현실적인 정착교육의 방향을 소개하며 우리 사회의 요구와 탈북자들의 현실 사이에 벌어지는 ‘엇박자’를 이 같이 꼬집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당회장 조용기 목사)로부터 재정을 지원받아 탈북자들에게 맞춤식 교육을 시키고 있는 자유시민대학의 창립 멤버이기도 한 양 처장은 “처음에는 욕도 많이 얻어먹었다”면서 자신들의 독특한 교육 프로그램을 꼼꼼하게 소개했다.

이 대학은 25∼45세 남녀 탈북자(대학생 제외)를 대상으로 입학시험을 치러 50명을 선발한 뒤 8개월 동안 인성.사회적응.창업.신앙교육 등을 진행하며 장애인 봉사활동(1박2일), 제주도 수행여행(2박3일), 신앙 ‘치유캠프'(2박3일) 등 공동체 생활을 경험하도록 하는 독특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양 처장은 “새터민들은 자본주의나 다양성 교육을 제대로 못 받아 남한 사회에서 문화적 충격이 크기 마련이어서 전인적인 통합교육이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새터민들이 자신의 정체성 발견, 사회성 세우기, 자립능력 배양, 올바른 사회 의식 등이 동시에 발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새터민들이 남한에서 정착하는데 가장 중요한 관문인 직업 구하기에 대해 남다른 애착과 관심을 갖고 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탈북자들은 북한이나 제3국에서 겪었던 고달픈 삶에서 비롯된 보상 심리 등으로 탄광 노동자 출신도 무조건 사무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자신들이 남한에서 어떤 위치에 있고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지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해 겉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유시민대학은 이런 점을 고려해 교육과정을 5개월은 일반 교육을 하고 나머지 3개월을 심화교육을 하되, 직업에 대해 다각적 접근 방법을 알려주고 적성검사 등을 통해 자신들이 무슨 일을 할 수 있는 지를 파악해 알려주고 있다.

그는 “창업교육의 경우는 탈북자 자신이 하려는 업종에 6개월 정도 취업해서 실무를 쌓은 뒤 직접 나서도록 하고 있다”며 “땅콩장수, 순대장수, 핫바장수 등 길거리에서 하는 일들도 소개해주고 직접 창업을 돕기도 한다”고 성공 사례들을 열거했다.

그는 “처음에는 이런 업종을 소개해주면 ‘우릴 무시하느냐’고 화를 내기도 하는데 나중에는 믿어줬다”면서 “자신들로부터 빼앗아 가는 것이 아니라 도와준다는 사실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면서는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양 처장은 또 “이번에 7기가 입학하는데 처음 1∼3기만 하더라도 밑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면서 “서로 물과 기름처럼 겉돌다 보니깐 지치기만 했으나 3년이 지나면서는 많은 변화가 나타나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탈북자들도 이제는 타일공, 미장이, 목수, 도배사 등 다양한 업종에 대해 특징과 전망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창업도 도와주니 서로 신뢰가 쌓인 듯 하다”고 뿌듯해하기도 했다.

양 처장은 물론 ‘가슴 아픈’ 사연도 가슴에 담고 있었다.

그는 “1기생 때 처음 만나 가족같이, 형제처럼 지냈는데 갑자기 아무런 말도 없이 미국으로 건너간 탈북자가 있었다”면서 “인간적인 배신감에 커다란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는 탈북자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탈북자 교육은 한국사람 기준이나 마인드로 하면 실패한다. 탈북자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돼야 교육이 된다”며 “교육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헌신적이고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처장은 탈북자들에게도 “다른 것은 다 좋은데 성격이 너무 급하다. 화끈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것이 다는 아니다”면서 “얼마나 잘 참고 기다릴 수 있는가도 우리 사회에서 상당히 중요한 덕목”이라고 ‘형님 말씀’을 전했다.

한편 여의도순복음교회는 1999년부터 탈북자들에게 매월 생활비를 주는 ‘단순 지원사업’을 하다가 2002년 2월에는 ‘굿피플대학’으로 전환해 본격적인 탈북자 정착교육을 시작했으며 2003년 3월부터 현재의 자유시민대학을 운영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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