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비핵화 땐 ‘핵확산 방지기구’ 필요”

북한 핵문제의 정치적 사안이 해결될 경우 우리나라 주도로 비핵화 작업을 수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사전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에 따르면 STEPI 글로컬협력센터 남북협력팀 김종선 부연구위원은 최근 발간한 ‘한반도 비핵화와 상생을 위한 ISTC(국제과학기술센터)형 모델 구축’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핵실험과 우라늄 농축 등 북한 핵문제가 지속적으로 동북아 긴장을 고조시키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보고서는 북한의 비핵화 과정이 잘못되는 경우에는 핵에 의한 환경오염, 핵확산 등 여러가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어 매우 전략적이고 준비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전략적인 대응책으로 옛 소련 붕괴 후 미국 주도로 1993년 12월 설립된 핵확산 방지 기구인 ISTC의 활동과 그 성과를 제시했다.

ISTC는 옛 소련 무기분야 종사 과학자들의 제3세계 유출 방지를 주요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미국 외에도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러시아, 캐나다, 노르웨이 등이 참여하고 있다.

ISTC의 주요 역할은 핵 과학자들의 직업 전환을 위한 연구재단으로 러시아의 발전 상황에 조응하면서 유연하게 지원 분야를 적용해왔다.

ISTC는 핵관련 과학자들의 연구영역 전환을 위해 총 17개 분야에서 그동안 2천646건의 프로젝트를 지원했으며 지원된 총 금액은 8억1천만달러에 달한다.

보고서는 이런 ISTC의 지원으로 핵관련 보유 기술력을 산업기술로 전환해 성공한 사례들이 많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핵관련 측정 재료를 생산하는 바가로스키 공장은 러시아의 화학공장으로서 1990년대 초반 국방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지만 ISTC 지원에 의한 기술전환으로 최근 매출액이 2천만 달러에 이르고 있다.

보고서는 따라서 북한의 비핵화가 진행될 경우 핵확산 방지를 위한 ISTC 모델에 바탕을 둔 기구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비핵화에 따른 핵 과학자들의 직업 전환을 위해 국제적인 협력 또는 우리나라 자체의 연구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는 ISTC와 같은 기구가 설립될 경우 초창기에는 주로 핵관련 과학기술자들의 연구분야 전환을 목적으로 하되, 핵확산의 위험이 줄어들고 어느 정도 기술의 시장전환이 필요한 시점에서는 남북한의 상생과 공영을 위한 연구주제로의 전환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또 남한의 자본과 북한의 인력 및 자원이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지원을 우선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원사업의 수행에 있어서도 관리의 효율성과 상생을 위한 운영시스템의 구축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종선 부연구위원은 “우리보다 나은 기술력에서 나온 연구성과들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남북한의 상생과 공영에 이바지해야 한다”며 “예컨대 로켓과 같은 항공우주 산업에서 공동연구 또는 지원의 결과로 얻은 연구성과 또는 특허에 대해서는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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