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비상사태 발생시 미국은 중앙정보국(CIA), 국가안보국(NSA), 지리정보국(NGA) 등을 내세워 북한내 상황파악을 위한 정보 수집에 나서게 된다고 미국의소리(VOA)가 13일 보도했다.
방송은 이날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전 CIA, DIA 근무), 데이비드 스트로브 스탠포드대학 교수(전 미 국무부 한국과장), 빅터 차 조지타운대학 교수(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국장) 등과의 인터뷰를 소개하며 북한의 비상사태에 대한 미국 행정부의 대응 절차를 소개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북한의 비상상황 발생시 미국은 정보요원들을 통한 ‘인간정보 (Human Intelligence)’, 통신 감청을 통한 ‘신호정보 (Signal Intelligence)’, 또 북한 내 군의 움직임 등을 살피는 ‘영상정보(Image Intelligence)’등 모든 통로를 이용해 정보수집에 주력한다.
인간정보는 미 중앙정보국(CIA), 통신정보는 국가안보국(NSA), 영상정보는 미 국립지리정보국(NGA)가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정보획득과 사실 확인 (fact finding)이 끝나고 나면 이에 따른 대응책 마련 단계로 넘어간다.
이때 상황의 심각성과 정보의 구체성에 따라 실무그룹 수준에서 논의가 끝날 수도 있고, 더 나아가 정책결정 그룹으로까지 논의가 올라갈 수도 있다.
먼저 미 행정부 부처 간 실무그룹 회의가 있고, 이어 연방정부 부장관급 회의, 연방정부 장관급 회의, 그리고 그 상위로 대통령이 참석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l)가 있다.
북한의 비상사태에 대한 미 행정부의 대응책을 조정하는 데 최고 결정기구는 국가안전보장회의다. 국가안전보장회의는 미 대통령이 주재하며, 부통령, 국무장관, 국방장관, 합참의장, 국가정보국장,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참가한다.
이에 대해 스트로브 교수는 “미국의 대통령은 국내 문제와는 달리 외교와 안보 문제에서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며 “북한의 상황이 미국의 안보와 직결된다면 미 대통령의 영향이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김정일의 유고’와 같은 심각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실무그룹을 거치지 않고 바로 상위 기구에서 대응책이 논의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 방송은 북한의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관련국들과의 긴밀한 공조가 중요함을 지적하며 ‘대응책의 투명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차 교수는 “북한에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 사이에 대응 방식을 둘러싼 투명성이 중요하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서로 알지 못하는 방식으로 대응을 하게 되고, 그로 인해 더 큰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북한의 위기에 대비한 미국과 한국 정부의 대응책에 투명성을 증진하기 위한 노력으로 진행돼 오던 작전계획 5029 논의가 지난 노무현 대통령 시절 중단된 것은 그런 점에서 안타까운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