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에 북한 내 기요(비밀) 문건을 넘겨온 북한 보위부 지도원 최모 씨가 체포 위험을 느끼고 9월 초 중국으로 탈출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8일 보도했다. 방송은 또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최 씨의 일가족 모두가 최근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간 사실도 밝혀졌다고 말했다.
방송에 따르면, 백암군 보위부 반탐(간첩 색출)과 지도원으로 일하던 최 씨는 보위부 문건을 중국에 빼돌려 오다 지난 9월 초 내부 협조자가 온성군 보위부에 체포됐다는 소식을 듣고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그 즉시 중국으로 야반도주했다.
최 씨는 급한 용무를 구실로 백암군 보위부에 대기하고 있는 차량을 이용해 도주했으며 이 과정에서 대기차 운전수에게 상당한 대가를 지불했다고 한다.
최 씨의 탈출소식을 처음 알려왔던 양강도 백암군의 한 주민은 최근 “최승철의 아내와 두 딸이 모두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갔다”면서 “최승철도 두만강을 건너다가 경비대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 씨 사망 소식은 북한 당국이 유포시키고 있는 루머로 보인다고 RFA는 밝혔다. 최 씨 탈북 파문이 커질 것을 우려해 사망소식을 흘려 소문 확산을 차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최 씨는 이 과정에서 백암군 보위부 반탐과가 보유하고 있던 기요문건을 챙겨서 사라졌다는 것.
북한 당국은 최 씨의 인상착의를 주민들에게 알리고 국경 주변에서 공개 수배에 나섰지만 체포에 실패했다. 최 씨가 탈출한 뒤 두 달여가 지난 10월 말 경 아무런 죄가 없는 아내와 두 딸 등 가족들을 정치범 수용소에 수용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북한 당국은 최 씨가 남한 정보기관에 비밀을 넘겨 온 것으로 추정하고 중국 측에 수사요청을 했지만 중국 공안당국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 그가 중국 국가안전부 요원으로 활약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이 때문에 북한 국가보위부가 비밀리에 중국 국가안전부와 협의를 요청했지만 중국은 자신들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협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