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보위원도 최대 규모로 방남?…“탈북방지·사상이탈 방지 목적”



▲지난 17일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남북 실무회담을 마친 뒤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을 방문하는 북측 응원단과 태권도 시범단, 삼지연 관현악단 등 ‘부대 인원’만 500여 명으로 역대 최대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렇게 북한 대표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대표단 구성원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요원들의 숫자도 많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국가대표 운동선수 출신 탈북자 이지영(가명) 씨는 18일 데일리NK에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이번 평창에 오는 북한 대표단에도 이들의 행동을 감시하는 보위원들이 반드시 포함될 것”이라면서 “대표단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보위원 규모도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실례로 과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때 보위원들이 기자 직함을 달고 북측 대표단을 감시, 통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5년 10월 이산가족 상봉 행사 때, 감격이 격해져 눈물을 흘리는 가족에 남측 취재진이 몰려들자 북측 기자 완장을 찬 보위원들이 취재를 방해하고 상봉단에 주의를 주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서재평 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은 “선수, 예술단원, 응원단원을 제외하고 이들을 관리하는 행정원이나 보조원, 선수 관리 의료진 그리고 기자 등의 형태로 포함된 사람들의 상당수는 국가보위성 소속”이라면서 “조별로 최소한 10명당 1명 이상의 보위원이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위원들의 주요 임무는 동계올림픽에 참석한 성원들이 행동이나 말을 통해 체제의 약점을 드러내지 않도록 감시하고, 이들이 한국을 비롯한 외부 세계에 동요되지 않도록 사상적 이탈을 방지하는 것이다. 이처럼 보위원들은 한국에서 맞닥뜨리게 될 여러 상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해 놓고 대표단 성원들이 이에 벗어난 행동을 할 경우 경고하고 통제한다.

북측 대표단은 또 한국 방문 전 철저한 사상교육을 받는다. 개인적으로 한국 사람이나 외국인을 접촉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물론 취재진이나 한국 사람들이 갑자기 말을 걸어 올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요령을 습득한다.

또 대표단은 2, 3명씩 소규모 단위로 짝을 지어 서로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생활총화를 통해 호상 비판을 하게 된다. 때문에 북측 대표단이 돌발 행동을 하거나 대열에서 이탈하기란 쉽지 않다.

이지영 씨는 “북한 선수들은 해외로 경기를 나가기 전 필수적으로 사상 교육을 받게 된다”면서 “(북한 당국은) 사상에 문제가 있거나 해외에서 경거망동한 행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대표팀에서 아예 배제시킨다”고 말했다.

서재평 사무국장은 “다만 김정은 정권이나 북한 체제에 대한 충성심을 드러내기 위해 북측 대표단이 일부러 한국 사회나 체제에 대한 비판적인 발언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참관단 파견은 돌연 취소…“국면 전환 목적에 부합되지 않다고 판단한 듯”

다만 북한은 17일 열린 실무회담을 통해 돌연 참관단 파견은 취소했다.  북한은 당초 고위급 회담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태권도시범단 그리고 참관단을 보내기로 했다. 북한이 참관단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을 방문한 적이 없는 데다 그 성격을 밝히지 않아 참관단의 실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북한이 파견하겠다는 참관단이 체육관계자 중심의 시설 참관단이라는 사실이 통일부 당국자를 통해 확인된 것은 고위급 회담 다음날인 지난 10일이다. 우리 측의 알파인 스키장을 비롯해 각종 선진 스포츠 시설을 직접 와서 보고 싶어한다는 것.

그러나 결국 북한은 참관단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천해성 차관은 “북측에서 이번 계기에 여러 대표단이 나간 상황에서 당초에는 동계 올림픽 시설이이든지 그런 것을 점검하는 참관단을 계획하고 공동 보도문에 담았으나 (북측이) 여러 가지 준비 상황 등을 고려해 현실적으로 참관단 파견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북측이 먼저 참관단 파견을 제안해놓고 갑자기 참관단 파견을 취소한 것이다.

사실 이 같은 행보는 예상된 수순이라고 할 수 있다. 자존심이 강한 김정은이 “선진화된 동계스포츠 시설을 직접 보고 싶은 의도”라는 지적에 돌연 파견 취소를 결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더욱이 북한 매체는 고위급 회담 결과를 보도하면서 참관단 파견 내용은 전하지 않았었다.

이에 대해 북한 고위 탈북민은 “김정은의 스타일상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최대한 많이 파견하라고 지시했을 것”이라며 “그래서 북측 대표였던 리선권이 참관단 파견에도 합의했겠지만, 시설을 둘러보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판단에 취소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참관단 파견 취소는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통해 달성하려는 목표와 연관돼 있다고 지적한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평화 공세를 통한 국면 전환으로, 이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예술단”이라면서 “이에 비해 참관단은 평화 공세의 맥락에서 큰 의미가 없기 때문에 파견을 취소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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