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탈북 등을 차단하기 위해 인민보안부 산하 정치대학생들로 구성된 검열조를 국경 연선지역에 파견한 가운데, 이 지역 주민들의 중국 핸드폰 사용을 막기 위한 방해전파 탐지기를 대폭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중국 핸드폰을 통한 외부정보 유입과 탈북방조(傍助) 등이 줄지 않자 북한 당국이 방해전파기를 늘렸고 이로 인해 최근에는 핸드폰 통화가 대단히 어려워졌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북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23일 “최근 함경북도 무산과 회령, 온성에 전파 탐지기들이 새로 보충 설치돼 주민들이 중국 전화기 사용하는 것을 상당히 꺼려하고 있다”면서 “이전에는 방해전파 기기를 보안서 차에 싣고 다니거나 지역 보안원들이 가방에 넣고 다니는 것을 알기 때문에 보안서 차와 이들을 피하면 통화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얼굴을 알 수 없는 다른 지역 보안원들도 함께 방해전파를 쏘고 있어 단속이 걸리기 쉽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보안원들은 중국 핸드폰 사용자 적발과 탈북 하려던 자를 색출해 돈벌이뿐 아니라 승진기회를 동시에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은 눈에 쌍심지를 켜고 추적하고 있다”면서 “1월 추위에도 야간 근무조가 자정은 물론 새벽까지 마을을 돌면서 전파탐지기를 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핸드폰을 쓰다가 체포된 숫자는 정확하지 않지만 회령시에서는 여러 가정들이 발각돼 보안서에 체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중국 핸드폰이 있는 집들에서는 배터리를 분리하고 단속을 피할 수 있는 곳들에 핸드폰을 숨기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북한 주민들은 당국의 중국 휴대폰 단속에도 불구하고 자전거와 오토바이 등을 타고 다니면서 이어폰을 끼고 전화를 하면서 당국의 추적을 따돌리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전화통화를 해왔다. 하지만 최근 추가된 전파탐지기로 이동식 통화는 말할 것도 없고 산에서도 통화가 어렵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요즘 탈북을 방조했거나 탈북을 시도하는 주민들에 대해서는 ‘엄중처벌’을 준다고 인민반 회의 때마다 강조하고 있고 국경경비도 강화됐기 때문에 연선작업(밀수, 탈북)을 하는 주민들이 많이 줄었다”면서도 “제대로 먹이지도 못하면서(배급제 붕괴) 살길 찾아 가겠다는 사람들을 잡겠다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일”이라고 일갈했다.
특히 소식통은 “회의에서 간부들은 주민들에게 ‘불법 손전화를 통해 적대분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해주는 자들과 탈북을 방조하는 자들은 엄벌에 처한다’는 엄포를 놓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또 “일부 밀수꾼들은 ‘연선작업을 해야 음력설에 쓸 것(쌀, 기름, 술 등)들을 마련할 수 있는데 요즘은 중국 대방과 전화도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면서 “탈북자 가족들도 요즘 한국과 통화가 안 돼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가는 눈치다”고 덧붙였다.